[Review] 슬로우라이프 in 빠이

글 입력 2017.05.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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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의미는 나를 알아가고, 사람을 알아가고, 잊었던 가치를 발견하는 데에 있다. 일상 속에서 이것들을 모두 찾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바쁘고 정신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지쳐버렸다. 나를 돌아볼 여유와 타인을 이해할 감수성, 가치를 찾을 열정 모두 사라져가고 있다. 이때 여행은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해주고 이것들을 생각해보게 해준다. 글을 통해 본 빠이는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공간이자, 사람에 대해 알아가게 해주는 공간이자,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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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알아가고, 사람을 알아가는 것


   여행을 떠나면 몰랐던 나의 모습들을 새로이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면서 무엇을 잊고 살았는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또 낯선 풍경 속에서 사람들을 마주할 때에는 당연하게 받아 들여왔던 것들이, 어쩌면 너무나도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던 것들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그렇게 여행은 나로 하여금 나를 알아가고, 세상에 대한 경계를 확장시켜준다.

    나에 대해서도 이럴진대, 여행을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오죽할까. " 당신은 알고 계십니까? 한 길이 천의 길로 뻗고, 천 길이 곧 하나의 길로 모이듯, 한 여자 속에 천의 여 자가 들어있고, 천의 여자가 곧 하나의 여자로 모인다는 것을. " 이 부분을 읽어 내려가기 전까지 여섯 번의 신혼여행을 다녀왔고, 일곱 번째 신혼여행을 계획한다는 저자가 의심스러웠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신혼여행을 일곱 번씩이나 가야했단 말인가. 그러나 글을 읽어 내려 가다보면, 나의 섣부른 추측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한 길이 천의 길로 뻗고, 천 길이 곧 한 길로 모인다고. 즉, 한 명의 신부와 일곱 번의 신혼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고.

그것은 같은 사람과 함께 하지만 매번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함께 새로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거의 모든 것을 알기 위해서는, 이해하고 함께 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평생을 함께 했는데도 여전히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투성이라는 흔한 이야기도 이를 뒷받침한다. 매일을 함께 하는 사람이지만, 여행은 또 다른 그의 매력을 발견하게 해준다. 그야말로 그의 '천 가지'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가치를 찾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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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이의 '슬로라이프'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는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효율성만을 추구하며 발전해왔고 사람조차도 효율성의 잣대로 평가하는 사회에서 '느리다는 것'은 무능력의 증명이자 도태의 원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느림'은 우리가 간과한 가치이자 갖추지 못한 능력이다. '오늘 하루 일은 그 정도면 족하고 이제 잠을 자야죠.'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사는 빠이의 사람들은 행복하다. 매일 야근을 하며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아우성이 빗발치는 우리나라. 그러면서도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우리들의 모습. 빠이의 사람들은 우리의 모습을 본다면 '시간이 없다면 당신은 이미 죽은 사람이군요.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구요.'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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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바란다. 효율성과 최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 가치를 추구하는 '슬로우 라이프'가 있는 빠이에 가보는 것을. 그리고 나아가 우리 사회가 그런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저자는 말한다. '위시리스트에 담아 둔 게 하나도 없다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위시리스트는 앞으로의 꿈의 목록이지만, 한편으로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보하는 결정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현실의 조건 속에서 많은 것을 잊고 지냈고,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보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바라지 말고, 저스트 두잇! 그의 말대로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위시리스트를 없애나가 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다른 것이 아닌, 빠이 그 자체로 설명 되는 도시. 그것이 바로 빠이의 매력이다. 빠이 여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담겨 있으니 빠이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또 빠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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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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