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몽당이와 채송이 그리고 통아저씨,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

글 입력 2017.04.2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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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댑싸리로 둘러싸인 쓰레기장 안에는
잡동사니들이 모여 살아요.
모두 쓸모없다는 이유로
쓰레기장으로 가득 실려 왔어요."

몽당연필편집-2.jpg
(몽당이와 채송이 그리고 통아저씨 中)


 몽당연필하면 생각나는 일화가 하나 있다. 내가 9살, 동생이 6살 때의 일이다.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하는 동생 필통에는 새 연필들이 가득했다. 새 연필이 좋았던 나는 동생 몰래 하나씩 하나씩 내 몽당연필과 동생 새 연필을 바꾸기 시작했다. 어느 날 동생은 몽당연필을 손에 가득 쥔 채 갑자기 내 방에 와서는 대성통곡을 했다.

  
"나도 새 연필 줘!
왜 내 필통에는 죄다 몽당연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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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렇게 과격하게 싸우진 않았다. 동생의 대성통곡으로 인해 나는 뺏었던 새연필을 반만 줬다. 하하)


 피식 웃음이 나는 일이지만 더 깊게 생각해 보니 몽당연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때는 왜 그 아이들의 소중함을 몰랐을까. 내가 학교에 있으나, 집에 있으나, 선생님이나 할머니한테 혼날 때나, 즐겁게 숙제할 때나 항상 내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파트너였는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몽당이와 채송이 그리고 통아저씨' 동화는 나에게 다르게 다가왔다. 이 동화에는 사람들이 하찮다고 생각하는 몽당연필, 채송이, 그리고 옥수수 통 아저씨가 등장한다. 그들은 상처받고 아파하기 보다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난 이들이 그저 사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우리를 반영하는 살아있는 존재이며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오히려 힘을 보태주고 있다. 이들은 세상과 사람들한테 외면을 받아도 여전히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살아갈 수 있어서 고맙다고, 고마운 일이라고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인생은 미지의 공간이다.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공간, 그렇지만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그런 불안정한 공간이다. 나는 행복이란 마치 포장이 잘 싸여진 탐스런 초콜릿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초콜릿들은 같이 모여 있지 않고 우리 인생의 길 위에 띄엄띄엄 하나씩 놓여 있다. 미지의 길을 걸으며 아, 조금 당이 떨어진다, 힘이 든다 할 때 맛있고 탐나는, 하지만 하나 밖에 없는 초콜릿을 발견하게 된다. 초콜릿을 정성스럽게 까서 입안에 넣으며 우리는 잠깐의 행복함을 느끼며 앞으로 계속 있을 행복함을 생각하고 길을 완주한다. 이런 행복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쉽게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동화는 어린이만 읽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그러나 정말 어린이들만 읽으면 되는 걸까? 요즘은 어른동화라는 장르도 많이 발전했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어른들을 위로할 수 있는 동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어린이의 시각으로, 마음으로 쓰인 동화를 다시 보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다 포기할까 생각하는 사람들 모두 이 동화를 보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괜찮다고, 다독이며, 우리는 그래도 살아있으니까.

 
표지_앞면.jpg
 


출판사 서평

 시인인 이상묵 작가의 이야기와 한국화로 유명한 임승현 작가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이다.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면서 작가들이 전하려는 메시지에 가슴이 따뜻해지고 미소가 띄게 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냄새나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세 주인공의 이야기와 그림은 쓰레기장이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이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도 자신과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보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이 상 묵 (요셉과 베냐민)

 1962년 충북 단양에서 출생하여 제천에서 성장하였다. 목원대, 감신대, Trininty에서 공부했으며 첫 목회를 시작하던 24살 때(1985년) 기독교 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강원일보, 크리스챤신문, 국민일보에서 상을 받아, 그의 가슴에는 비 개인 다음 날 흐르는 시냇물처럼 무수한 빛깔과 소리가 그리움으로 출렁이고 있다. 새 학기 첫 친구를 만난 설렘으로, 소풍가는 날의 여흥으로, 아이처럼 살고 있다. 삶을 사랑으로, 길을 정성으로, 소망은 하늘로... ‘큰 바위 얼굴’의 가르침을 새기며 더 맑고 밝고 환한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며 들꽃 가득한 오솔길을 걷고 있다. 강원도 평창, 횡성, 원주, 춘천에서, 지금은 아라리의 고장, 정선감리교회 담임목사이다. 감리교 어린이찬송가 및 웨슬리 찬송가 운영위원이며 시집으로는 ‘호주머니 속에 묻어난 그리움’이 있다.

임 승 현

 수원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개인전 7회와 100여회의 단체전을 열었고,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 애니메이션 작화에 참여하였다. 어린이 책 ‘아버지의 달력’, ‘해치를 깨워라’, ‘동물들이 사는 세상’, ‘내 이름은 다람쥐’ 등 그림으로 다양한 책과 전시를 통해 사랑을 느끼고 전달하기 위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주한프랑스 대사관 주최 루브르 소묘대전에서 ‘특별상’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주최 경기아트페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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