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관계의 이해와 가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과정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4.2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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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 Like Father, Like Son,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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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아버지와 자녀의 사이의 관계를 통해 나타나는 다른 가족의 형태, 본능적인 애정과 후천적인 애정사이에서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입양에 대한 시선이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고 몇몇 유명인들 중에도 입양을 선택한 사례들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실제로 낳은 아이가 아닌 기른 아이에 대한 애정은 어떤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입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아니지만, 비슷한 상황에 마주했을 때 어떤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지, 어떤 감정의 교류와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부분들을 보는 것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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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평범한 두 가족이 서로의 아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안 것으로 시작된다.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이 상황는 간호사의 사소한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그 결과는 두 가족 모두에게 엄청난 변화로 다가오게 되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두 가족이 반응하는 방식은 매우 다르다. 아이를 ‘교환’하는 방식에 대한 태도에서부터 이런 과정들을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나가는 과정까지, 특히 두 아버지 료타와 유다이의 방식이 상반되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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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타는 가족보다 일이 중요하고 아이가 자기와 같이 우수하길 바라는, 조금은 형식적인 아빠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케이타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료타는 이렇게 말한다. "역시 그랬었군” 이 한마디는 료타의 가치관과 아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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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인물들이 변화하는 모습과 더불어 초점을 맞춰 볼 지점은 사건의 소재인 ‘아이의 교환’에 대한 것이다. 아이가 뒤바뀐 상황에서 부모는 자신의 피가 섞인 낯선 아이의 존재에 익숙해져야 하고 아이는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상황은 부모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애정에 대한 충돌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키우지 않았지만 혈육인 아이’와 ‘6년동안 키웠지만 혈육이 아닌 아이’ 사이의 경계는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모호해지고, 료타는 그동안 자신을 향했던 케이타의 관심과 애정을 조금씩 알게 된다. 또,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도망치는 류세이의 모습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하기도 한다. 감정에 서툴렀던 료타가 얻은 것은 결국 이해와 공감, 그리고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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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어쩌면 모든 것은 뭔가를 규정하는 것에서부터 편견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상황의 전제가 되는 사건을 놓고 그에 따른 여러 이면들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낳은 아이’와 ‘키운 아이’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라는. 지속적인 두 가족의 만남은 서로의 다름에 대해 깨닫고 조금씩이나마 간극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다. 결국 결론은 이렇다. 가족이라는 이름아래 더 중요했던 건 핏줄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이라는 것. 아이의 '교환'은 부모의 단독적인 결정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할 문제라는 것. '교환'의 의미가 사실을 넘어 감정의 교환까지 포함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것이라는 것.

만약 나에게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과연 생각과 마음이 일치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는 점에서 각 캐릭터의 내면적 감정에 공감하며 볼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믿어온 것은 사실이 아니라 내가 사실로 여기고 있었던 거짓일 수도 있을까? 만약 사실이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상황에 마주했을 때 내 감정과 가치관이 얼마나 그 ‘사실’에 좌우될 수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다양한 생각의 지점들을 던져주는, 많은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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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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