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올라퍼 엘리아슨: 세상 속의 우리, 우리 속의 세상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4.2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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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삼성 리움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정말 흥미롭게 보았던 경험이 있다. 당시의 전시회는 일반적인 그림과 같은 작품보다도, 유독 설치미술을 어려워했던 내게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 준 두 전시회 중 하나였다. 올라퍼 엘리아슨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기도 했고, 우리나라 사람도 아니기에 처음에는 참 낯설었지만, 작품을 볼수록 그가 인간과 환경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삼청동 PKM 갤러리에서 다시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이번에는 올라퍼 엘리아슨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아보고 전시를 관람하고 싶다.



올라퍼 엘리아슨, 그가 지향하는 바.


올라퍼 엘리아슨은 1967년 덴마크 출생으로, 베를린 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리움미술관 전시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지만, 사실 그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술가’에게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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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퍼 엘리아슨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에게서 발견한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자연에 대한 관심’이었다. 올라퍼 엘리아슨은 어린 시절 아이슬란드에서 성장했는데, 모두가 잘 알다시피 아이슬란드는 그 광활한 자연과 환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가 자라고, 초기의 경험들을 만들어 간 곳은 빛과 색채, 다양한 날씨 등 자연의 놀라움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저는 자연을 인간 삶의 일부로 인정하는 곳에서 자랐습니다. 어느 날 부모님은 내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고 말씀하셨죠. 네가 지구를 조금씩 밀어내고 있구나…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림 그리는 이 작은 행위 자체가 우리 주변에,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올라퍼 엘리아슨은 필연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그 관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자연을 단순히 인간의 시각, 하나의 고정된 시각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보려고 시도했고, 그러한 그의 시도들은 ‘yellow’, ‘무지개 비’ 등의 작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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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키워드는 올라퍼 엘리아슨이 빛과 시지각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눈에 비춰진 사물들이 정말 우리가 인식한 대로인지, 아니면 미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측면이 존재하는지 의문을 가졌다. 일상을 일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했던 것이다. 사실상 눈이라는 하나의 감각은 의미의 지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따라서, 그는 본질과 보이는 모습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발견해 내려 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곧 미술과 과학의 결합으로 이어졌다. 그는 객관적인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작품을 제작할 때에도 직접 실험하고 관찰하는 과정을 거쳤다. 조각, 설치,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는 ‘과학을 바탕으로 한 예술, 예술을 바탕으로 한 과학’을 지향했던 것이다.



주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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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Weather Project(2004)

이 작품은 엘리아슨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 런던의 전시회에서 인공태양을 만든 것이다. 이 전시장 안의 공간은 전체가 거울로 둘러싸여 있고, 그 안에는 인공태양과 안개가 설치되어 있다. 관람객은 작품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마치 일광욕을 하는 것처럼 드러누울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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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our Lighthouse(1991-2004)

올라퍼 엘리아슨이 1991년부터 2004년에 빛을 이용해 제작한 설치작품이다. 총 13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 전시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빛과 공기, 물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하였다. 관객들은 이 작품을 통해 그것들을 경험하고 직접 느낄 수 있다. 마치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 그러나 살아가는 데 없으면 안 되는 주요한 요소들을, 그의 작품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올라퍼 엘리아슨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적 자연이라는 소재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하였다. 단순히 전시장에서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닌, 예술 안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경험을 창조해 내는 것. 관람객 역시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해 내는 것이 그가 지향하는 바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틀 안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열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지향점은 문화가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쉽게 인식되고, 하나의 권리가 되기를 바라는 나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느꼈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를 관람할 이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올라퍼 엘리아슨에 대해 조금 더 알고 간 이번 전시는 과연 어떠할지, 기대하게 된다.


[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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