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공상? 현실? 연극_호모 로보타쿠스

글 입력 2017.04.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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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영화나 히어로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진 않지만 사람들이 이러한 장르에 매력을 느낄만한 이유는 충분하다는 데 동의한다. 늘 꿈꾸어왔든 예상을 빗나갔든지 간에 인간이 아닌 등장인물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피상적인 요소들과 더불어 이들이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를 좀 더 심오한 측면에서 찾을 수도 있다.

 꼬마였을 때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수많은 우화들은 사실 필자의 철학과 사상을 쉽지만 임팩트있게 전달하기에 그만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동물농장>은 아주 어릴 때 읽는 책은 아니지만 동물들이 하나가 되어 인간 주인을 내쫓아 버리고 자기들끼리 농장을 꾸려나가는 데서 우리는 동물들의 우매함이 아닌 기득권층이 피지배계급을 교모하게 선동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인간들의 세상과 아주 닮아있다는 웃픈 진실을 발견할 뿐이다. 보다 단순한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만 보더라도 포도를 먹지 못하게 되자 ‘저건 신포도일거야!’ 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여우에게서 보통의 사람들이 원치 않는 현실을 받아들일 때 사용하는 수법을 볼 수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 현실과 다른 인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의 모습과 인간의 본질을 담아내기에 오히려 더 적합할 때가 있는 것이다.

 연극 <호모 로보타쿠스>는 그래서 궁금하다. 감정 없이 일만 하는 당시 노동자들을 로봇에 비유하며 로봇을 부리는 자본주의 속 부유계급을 비난하고 노동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던 카렐 차펙의 ‘R.U.R(Rossum's Universal Robots)'을 각색한 이 작품은 이스트반 대륙 외곽 에린 섬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진짜 로봇이 등장하며 펼쳐지기 때문이다.


연습 현장3.jpg

 
시놉시스

이스트반 대륙 외곽, 에린 섬.
R.H.C.(Rossum's Homo-robotacus Company).

R.H.C.는 인간의 모습을 한 노동 기계,
신 인류 호모 로보타쿠스를
생산/판매 하는 회사이다.

감정도, 욕구도 없이
지치지 않고 일만 하는 이들의 탄생으로
인류는 노동과 가난으로부터 해방된다.

어느 날 그의 회사로 재력가의 딸이자,
인권운동가인 헬레나가 찾아와,
호모 로보타쿠스들의 인권보호를 주장하며
회사의 생산을 막으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R.H.C. 심리연구소장
수잔 박사의 우연한 실험으로 인해
호모 로보타쿠스들은 자체 진화를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인격이 형성된다.

인격이 형성된 호모 로보타쿠스들은
인간의 지배자가 되고 싶어 하고, 결국 혁명을 일으키는데...




 우리는 흔히 로봇이 청소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밥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로봇청소기가 출시된 지도 꽤 됐으며 얼마 전엔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경기가 세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1920년에 쓰인 원작을 살리면서도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현 시대에 맞게 각색이 이루어진 <호모 로보타쿠스>는 현실과 미래의 경계에서 지배계급이 되고자 했던 인간의 이상이 무너지는 모습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이기심과 모순, 왜곡된 신념을 보여주고자 한다. 어쩌면 이러한 ‘공상’은 무대가 시작되는 순간 더 이상 공상이 아닌 것이 될지도 모른다. 복제에서 실체를 찾는 일, 나아가 복제가 곧 실체가 되는 일은 이미 수많은 문화예술에서 증명된 바 있으니 말이다.

 
호모 로보타쿠스_공연상세페이지.jpg
 

호모 로보타쿠스
공연 정보

공연 기간 ㅣ 2017.04.27~2017.05.07
공연시간 ㅣ 평일 오후 8시/토요일 오후 4시,7시/일요일 오후 4시
공연 장소 ㅣ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제작 ㅣ 큰새 프로젝트
문의 ㅣ070-7781-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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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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