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김재영&손열음 듀오 리사이틀

봄날의 마음을 대변하다
글 입력 2017.04.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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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잎이 휘날림에 따라 괜히 마음까지 싱숭생숭해지는 나날이다. 이럴 때는 잔잔한 음악으로 정신사나운 마음을 다스리는 게 최고다.  김재영과 손열음의 연주는 바로 이렇게 봄타는 마음을 달래기에 적격인 음악이었다. 잔잔한 브람스의 선율이 귀를 타고 들려오면서 점차 온 몸과 마음이 풀어지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둘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여서 그런지,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호흡도 무척 잘 맞았다. 너무 자극적이진 않지만 편안하고 부드럽게, 잠들기 전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 같은 느낌이었다. 다만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의 4악장에서 바이올린이 여태까지의 부드러운 연주와는 사뭇 다른 폭발적인 기술을 보여주기 시작했을 때, 잠깐 잠에서 깬 것처럼 정신이 번뜩 들긴 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내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해주기도 하는 연주였다.
 

 개인적으로 피아노 선율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래서 이 공연을 보러 갈 때 사실 한열음의 연주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이미 대중적으로 이름을 떨친 피아니스트이기도 하고, 현란하면서도 감정 하나하나 섬세하게 다룬 그녀의 연주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래도 브람스의 곡들을 연주해서 그런지 피아노 소리가 살짝 묻히는 편이었다. 오히려 바이올린 연주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잘 느끼고 돌아왔다.


 '브람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꼭 생각나는 책이 있다.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관심가는 여자에게 함께 브람스의 음악을 들으러 가자고 청하는 남자의 마음을 알 것만 같은 날이었다. 다음번에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그 때는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함께 잔잔한 음악에 취하고 싶다.


[명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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