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싱 스트리트, 어떠한 인물이 되고 싶은가 [시각예술]

혹은 어떠한 인물인가
글 입력 2017.04.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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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포일러가 있답니다.
싱 스트리트를 보신 분들이 읽으신다면
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평소처럼 구조화된 글이 아닌 조금 가볍게 써보고자 합니다. 등하교길 혹은 출퇴근 길에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지금 음악을 켤 수 있다면 오늘 이야기할 싱 스트리트의 OST 중 하나인 ‘To Find You’를 들으며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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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비긴 어게인이나 원스가 이야기 되면 귀신같이 따라오는 싱 스트리트. 네이버 초록창에 검색해보아도 연관 검색어에 항상 이 셋이 따라옵니다. 그만큼 유명하고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은 영화일 거라 생각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며 청개구리 같은 심보로 보는 것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음악이 듣고 싶은 날에 싱 스트리트를 보게 되었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영화에는 엄청난 영상미나, 대단한 스토리도 있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보고 난 직후에는 완전히 만족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아직까지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 걸 보면 만족한 듯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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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인 코너는 3남매의 막내입니다. 불안정한 엄마와 아빠의 사이와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학교를 옮기게 됩니다. 다소 거친 학교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고 있던 중, 학교 앞에 서있는 라피나를 보게 됩니다. 아무하고도 말을 섞지 않는다는 말을 뒤로 하고 무작정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건 코너. 있지도 않은 밴드의 보컬이라며 자신을 소개하고는 뮤직비디오에 출현해 달라며 그녀의 번호를 받아옵니다.

  그 길로 바로 밴드 ‘싱 스트리트’를 만들어 노래를 만들기 시작하는 코너와 친구들.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였습니다. 마음에 드는 여자와 가까워질 기회를 만들기 위해, 또 자신의 평소 관심거리였던 음악을 밴드라는 실제로 만들어 낸다는 것. 그 과정에는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도 없었고, ‘이것 때문에 하기 힘들거야.’하는 핑계도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우리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나요?

  라피나는 서툰 그들의 밴드 뮤직비디오에 출현해주면서 코너와도 가까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모델이라는 꿈을 위해 남자친구를 따라 영국으로 가버립니다. 그때 그녀를 그리워하며 만든 노래가 아까 이야기 했던 ‘To Find You’입니다. 하지만 싱 스트리트라는 작은 학생 밴드 뮤직비디오 출현 경력밖에 없었던 그녀는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곧 돌아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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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 스트리트’는 음악을 더 만들어 학교 디스코 파티에서 연주를 합니다. 학교의 교칙을 지킬 것을 폭력적으로 주장했던 백스터 수사님에게도 시원한 곡을 날려줍니다. 그리고는 마음의 결정이 선 코너와 라피나는 작은 배를 타고는 꿈을 찾아 영국으로 떠납니다.

  영화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 사랑과 성장의 이야기. 이전에 영화 블루에 대해서 쓴 글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스토리가 길게 풀어져 있는, 호흡이 느린 긴 영화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밴드를 만들고, 곡을 만들고, 코너와 라피나가 함께하는 이야기가 더 자세히 풀어지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이건 취향의 문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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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언급하지 않은 인물이 한 명 있는데요, 바로 코너의 형입니다. 이 영화의 두 번째 매력이면서도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형이 없었다면 아마 ‘싱 스트리트’의 노래들은 탄생할 수도 없었고, 영화 또한 밋밋했을 것 같습니다.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형도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코너보다 더 먼저였을 것 입니다.

  그래서 형은 코너에게 레코드 판을 툭 던져주고 조언을 해주기도 하면서 그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영감을 줍니다. 하지만 영화의 중간에서 그는 코너에게 화를 냅니다. 어쩌면 자기 자신에 대한 화 일지도 모릅니다. 6살 차이가 나는 동생이 꿈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모습에, 철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음악에 열정이 있었지만 현재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자신에게 말입니다. 그래서 형은 코너, 라피나와는 조금 다른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다른’은 ‘그가 꿈을 이룰 수 없다.’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형은 코너와 라피나가 꿈을 따라 떠나는 길에 바래다 주고 배웅해줍니다. 둘을 떠나 보내고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이 후련한 듯 소리를 지르며 웃어 보이는 형의 모습이 그도 이제 앞으로 다시 나아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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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진 꿈에 무작정 도전하는 코너, 라피나와 현실의 문제에 조금 늦어졌지만 그래도 꿈을 버리지 않았던 형. 어떠한 인물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두 유형의 인물 모두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나는 과연 어떠한 인물인지 혹은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던 새벽이었습니다. 당신은 어떠한 인물인가요?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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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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