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정치혁명 - 돌아봐야 할 때

글 입력 2017.04.1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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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민주주의를 위한 제헌


우리가 정치하면 ‘권력’을 먼저 떠올리는 데에는 현대정치의 시조로 불리는 마키아벨리의 공이 크다. 그는 정치를 권력관계로 이해했고 “통치자의 유일한 관심은 권력의 획득과 유지이다.”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정치행위’라고 연상하기 쉽다.
 
 마키아벨리의 추종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치권위마저 관직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학자들은 권력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정치라고 말한다. 어떤 학자들은 ‘정치는 권력이 공정하게 거래될 수 있는 시장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의 진단은 다르다. 약물중독자가 마약을 끊지 못하는 것처럼 권력을 먹고 자란 낡은 정치를 가지고 민주주의 바로 새우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권력은 정치를 행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 정치의 목적을 정당한 ‘권위’에 둘 때 낡은 정치를 청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문명의 탄생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와 동아시에서 벌어졌던 정치권위의 연대를 정밀하게 좇고 있다. 기원전 소크라테스와 춘추전국시대를 정치권위의 부재기로, 도시국가 아테네의 몰락과 맹자의 왕도정치 구상을 정치권위의 여명기로 로마제국의 등장과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인 진나라 건국기를 정치권위의 형성과 발전기로 마키아벨리, 루터, 토마스 홉스, 존 로크, 데이비드 흄, 칸트, 니체, 베버, 프랑스혁명, 러시아혁명, 중국공산당 창당으로 이어지는 근대를 권력정치의 부상과 정치권위의 변화기로 혁명과 전쟁을 통해 전체주의가 부상한 현대를 정치권위의 종말기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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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자유에서 적극적 자유로


 플라톤과 맹자가 살았던 전통시대 정치권위는 초월적인 존재를 매개로 삼았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정치권위는 국민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확신했고, 이런 대중들의 직접 정치운동에 참여하는 방식은 혁명을 통해 표출되기도 했다. 정치권위는 혁명을 통해 새로운 서식지를 찾은 것처럼 보였지만 폭력의 개입되면서 왕정 부활이나 전체주의에 길을 내주어야 했다. 강제한 체제는 오래가지 못하고 자유민주주의나 권위주의가 빈자리를 채웠다. 이런 자유민주주의나 권위주의는 법의 강제를 통한 정치권력에 의존하고 있다. 법적권위에 기대어 강제에 의존하는 자유민주주의, 법적권위의 탈을 쓰고 권위로 위장한 권력에 의지하는 권위주의는 정당한 정치권위를 찾기 어렵다.
 
정당한 정치권위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참여하는 것을 보장하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일이다. 이런 법과 제도는 배제보다 공감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 “그 결과는 적극적 자유의 완성이다. 적극적 자유는 정치체제가 정당한 정치권위를 되찾도록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신봉수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베이징 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 학술원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지금은 고려대 중국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중국과 대안적 근대성”,
 “서양정치사상 중심의 정치발전론에 관한 비판적 고찰: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
“국제규범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사회구성: 주권, 민주주의” 등이 있다.
지은책으로 『마오쩌뚱-나는 중국의 유토피아를 꿈꾼다』,
『중국은 제국을 꿈꾸는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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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혁명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


 어쩌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민감하고 뜨거운 주제는 ‘정치’일지도 모른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고 친구끼리 주먹다짐을 하여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사람의 개인적인 사상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정치이다. 그리고 그것은 반 년 넘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본질을 파악하는 것’. 얘기하고자 하는 대상의 정의와 본질에서 멀어질수록 우리는 길을 잃게 된다. 변질은 항상 무섭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것, 즉 자신만의 철학이 중간에 변질된 것이 아닌지, 잘못 이해한 것은 아니었는지 뒤돌아서 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다. <정치혁명>은 그런 책이다. 어떤 단어의 뜻을 제대로 알기 위해 어원을 찾아보는 것처럼 <정치혁명>은 정치권위의 연대를 정밀하게 쫓음으로써 현대 사회 정치의 답을 찾아간다. 한 번쯤 자신의 철학을 돌아봐야 할 이 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고 느껴진다.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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