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에서의 편집, 30도 기법과 180도 기법.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4.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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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학기에 학교에서 영상에 관한 수업을 들으며, 영화가 어떠한 방식으로 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영화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배웠던 경험이 있다. 다른 예술과는 달리 ‘영화’만의 특성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나는, 다양한 수업 내용 중에서도 그 편집 기법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편집 기법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나도 달라진다는 점 때문이었다. 당시 수업을 들으면서 프랑스의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에 관심을 가지고 그의 영화를 몇 편 보게 되었는데, 그의 영화는 편집 기법이 영화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특정 규칙을 위반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예시였다. 수업을 들으며 그의 영화와 다른 영화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고, 영화가 편집을 사용하여 전달하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의 편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편집의 주요한 기법 중 몇 개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의 편집 – 30도 기법


 영화에서의 연속 편집은 스토리가 전개됨에 따라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이 연결되도록 보이게 하는 편집 기법이다. 연속 편집 기법을 통해서 감독은 관객들이 여러 개의 숏을 연결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도록 유도한다. 곧 연속 편집은 시공간의 변동 없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스토리와 감정에 몰입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전개 방식을 이끌어낸다. 따라서 연속 편집은 사건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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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속 편집에서는 카메라 촬영 기법으로 30도 법칙과 180도 법칙을 활용한다. 우선 30도 법칙은 첫 번째 카메라 위치와, 그 다음에 이어지는 카메라 위치는 적어도 30도 이상 차이가 나게 이동해야 한다는 법칙이다. 30도 법칙을 사용해서 촬영하게 되면, 등장인물의 움직임이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러한 촬영 기법의 효과로 인해서, 관객은 영화상에 나타나는 사건과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속 편집에서 나타나는 감정 몰입을 방해하거나, 사건의 연결성을 약화시키는 불연속 편집에서는 30도 법칙이 의도적으로 위반된다. 30도 법칙을 위반하여 쇼트를 구성한 경우 나타나는 ‘점프 컷’은 장면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장면이 급격하게 전환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표적으로 장 뤽 고다르는 <네 멋대로 해라>에서 인물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지 않고, 의도적으로 점프 컷을 활용하였다. 이러한 점프 컷은 관객의 무조건적 몰입을 방해하고, 새로운 감정을 유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영화의 편집 – 180도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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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속 편집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180도 법칙은 관객에게 공간의 방향성을 일관되게 제시함으로써, 각 쇼트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유도한다. 180도 법칙은 마주보고 있는 두 인물을 잇는 가상의 직선을 설정한 후, 이 직선을 중심으로 한 방향에서만 인물들을 촬영하는 기법이다. 가상의 직선은 행동축, 상상선이라고 불리며, 이 선을 침범한 경우 스크린에 나타나는 공간의 좌우가 바뀌게 된다. 곧, 관객은 영화에서 나타나는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180도 법칙에 따라 쇼트를 구성하는 경우, 특정 인물은 특정한 방향을 일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여러 인물이 같이 등장하는 경우 인물들의 위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관객을 영화에 수동적으로 몰입시킨다는 비판이 등장하면서, 30도 법칙과 180도 법칙을 지키지 않는 편집 방식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대안적인 편집 방식은 부자연스러운 연결로 관객과 영화 사이에 객관적인 거리를 확보하고,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도 법칙과 180도 법칙은 오늘날 가장 지배적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쇼트의 연결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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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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