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4월, 봄의 마지막을 함께할 일본 영화 [영화]

다가오는 봄의 마지막을 이 영화들과 함께 보내며, 벚꽃의 만개와 로맨틱하게 헤어져보자.
글 입력 2017.04.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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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새 벚꽃이 만개하고, 초록빛의 잎들이 돋아나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떨어져 나가는 꽃잎들은, 봄이 ‘순간’임을 의미하듯 바닥에 수북하게 쌓여 간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계절인 봄이, 빠르게 마지막을 달려가고 있다. 5월이 되면 봄은 초여름이라는 이름의 장난꾸러기에게 그 자리를 양보해야 할 것이다. 5월은 5월대로 좋은 일이 많지만, 봄의 4월은 행복한 꿈처럼 짧게 느껴져서 떠나보내기가 아쉽다. 마치 첫사랑에게 느끼는 애틋함과 같다. 어느덧 4월 중순, 그냥 떠나보내기엔 아쉬운 봄. 다가오는 봄의 마지막을 이 영화들과 함께 보내며, 벚꽃의 만개와 로맨틱하게 헤어져보자.



1. 4월 이야기(April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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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 2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8월에 처음보지 않은 것, 두 번째는 이 영화를 스무 살의 4월에 보지 않은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홋카이도에서 갓 상경한 20살 우즈키다. 적응의 연속인 20살의 4월. 마냥 두렵기도 하고, 마냥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힘든 상경 생활에도 20살의 봄이 좋은 이유는, 사랑의 시작을 알리기에 딱 좋은 시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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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이 안 좋은 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담임선생님께서는 '기적'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어차피 '기적'이라고 부를거라면,
난 그걸 '사랑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


  무려 19년을 잘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20살의 시작은 왜인지 너무나 서툴다. 학교도, 공부도, 그리고 사랑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 아름답고, 더 풋풋하다. 영화 속 우즈키의 풋풋한 모습을 함께 하며, 과거, 현재, 미래의 나 자신을 돌아보자. 누군가의 20살은 봄처럼 짧기에 더 아름답다.



2. 바닷마을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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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들은 세 자매가 장례식에서 이복동생을 만나 함께 살게 되는 내용이다. 셋이 아닌 넷이 된 자매들은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평범한 일상들 속 작게나마 성장한다. 영화의 배경 전체가 봄인 것은 아니지만, 보는 내내 봄과 이렇게 어울리는 영화가 없을 거라고 느낄 정도로 담담하고 차분하며, 아름답다. 더구나 명장면이라 뽑을 정도로 아름다운 아래 장면은 떠나가고 있는 봄을 애틋하게 보내기에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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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셨어요.


  필자가 다닌 학교는 매년 벚꽃 풍년에 구경꾼들이 많이도 몰렸다. 그때마다 “어차피 질 꽃들인데 뭐가 그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라는 투정들을 늘어놓곤 했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뒤, 이제는 투정 따위 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참, 아름답다. 영화 속 잔잔하게 흩어지는 벚꽃을 보다보면, 내년 이맘쯤을 다시 기다리게 될 것이다.



3. 리틀 포레스트2 : 겨울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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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영화계의 샛별로 떠오른 김태리와 류준열이 새로운 영화로 찾아온다고 한다. 이름은 ‘리틀 포레스트’. 일본 영화의 리메이크작이다. 바로 그 일본 영화가 이 영화다. ‘리틀 포레스트’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로, 1편과 2편이 나누어져 있다. 1편은 여름과 가을, 그리고 2편이 바로 겨울과 봄이다. 영화의 대부분은 영화 속 주인공인 이치코가 고향인 코모리에 정착하며, 직접 지은 농작물들로 요리를 하는 내용이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새로운 힐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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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빛과 먹구름이 반으로 갈린 하늘을 봤다.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며)


  1편을 지나 2편을 보며 영화의 마지막이 다가온다는 것이 몹시 아쉬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치코를 잘 떠나보낼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이 추운 겨울이 아닌, 따뜻한 봄이었기 때문이다. 나선처럼 돌아가는 것 같은 계절의 순환에도, 우리는 매 봄마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봄뿐만 아니라, 매 계절마다 이 영화를 꼭 꺼내보길 권유하고 싶다.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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