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전 : 정의와 평화

글 입력 2017.04.1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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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전 :  정의와 평화
PEACE & JUSTICE





"최고의 예술은,
예술을 통해 세상을 조금은
덜 두렵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세상과 더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Shepard Fairey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의 전시회. 이미 작품이나 다방면에서 스트릿브랜드로 잘 알려져있는 그이지만 정작 그뿐이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해왔다. 물론, 나도 그라피티나 스트리트 아트, 그리고 그에 대해서 잘 안다거나 추종한다고 말하진 못하지만 적어도 그가 가지는 창작에 관한 신념만큼은 지지하고 있었기에. 전시를 보는 내내 그만의 느낌을 팍팍 느낄 수 있어서도 좋았지만, 마음속으로나마 그의 작품과 창작을 응원할 수 있어서 더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다소 무겁고 원론적인 물음을 건네는 주제들이 처음엔 조금 무섭기도(?) 했다. 아차. 나는 이러한 큰 것들에 대해 감상하기엔 하염없이 작고 무기력한데.. 와 같은 생각들.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직설적인 작품들이 오히려 반감을 가져다주진 않을까 하는 걱정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다 쓸모 없는 걱정들이었다는 거다. 그의 작품으로서 나는 묵직한 질문에 더욱 쉽사리 답하지 못하게 되었고,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됐다. 그가 불쑥 건넨 직언들이 꽤 오래 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것 같다. 리뷰를 쓰는 이 순간에도 문득 문득.

     '정치', '평화', '환경', '예술가의 의무'. 사실상 이러한 것들이 무겁다/가볍다란 표현이 적절할까에 대해서는 아직 글을 쓰는 내 스스로 깔끔하지 못하지만, 철학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메세지를 담고있다는 점에서 그가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작의가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이라고 변명하려 한다.

    
     작품에는 전쟁판과도 같은 정치를 바라보는 그의 비판적인 시선이 뚜렷하게 드러나있다. 그가 가진 생각들을 낙인찍듯 작품에 찍어내린 것 같다. 아주 선명하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그것들에 대한 상이 흐려지는 건 그의 의도일까 아님 나의 자책일까. 어쨌거나 그가 작품들로서 보는 이들에게 전하려는 건 각자만의 해석이 다를거라 본다. 개인적으로 나는 다섯개의 챕터로 나뉜 이것들이 내게 전하는 건, 이 단순하고 강렬한 색채에 갇혀 발버둥치는 그를 느꼈다. 저항하고싶고 악지르고싶은 자신의 평정심을 짙은 색들로 덮어버린 건 아닐지.

     인상적인 그림들은 꽤 오래 쳐다보았다. 그러면 뭐가 조금은 다르게 보일까 싶어서. 단순한 그림들을 보고있노라니 뭐가 다르게 보이진 않았지만 조금 더 자세한 것들이 들어오긴 했다. 이를테면 반복적으로 유치된 그의 작품들 사이에의 미묘한 차이라던지. 오베이 자이언트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그는 거리에 스티커를 붙이는 행위가 반복되는 이미지를 노출시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목적을 두었다고 했다. 같은 그림이 여러장 붙은 거릴 지나가면서 내가 무엇에 홀리고 무엇을 따라야하는 지 고민하게 만들 목적이었던 거다. 해석의 여지가 없는 그의 그림들을 죽 보고있노라면 당시 대중들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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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예술가들과 콜라보하고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소통하고 어우러지려는 그를 느낄 수 있었다. 자신만의 철학으로 세상을 알리고있으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것들을 수용하고자 하는 그의 신념이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정치적 요소들이, 또한 그렇게 그려져도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이유다.

     위대한 낙서라는 문구가 너무나도 진하게 와닿았던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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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년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 재학 시절 그의 초기작.
     전설의 프로레슬러 '앙드레 더 자이언트'의 얼굴을 흑백 스텐실 형식으로 만든 이미지
     거인에겐 군중이 있다 The Giant has a posse.

     오베이라는 빨간색 메인로고는 이제 오베이 자이언트 그를 대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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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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