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셰퍼드 페어리展 : 평화와 정의

글 입력 2017.04.15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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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전 : 평화와 정의
PEACE &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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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셰퍼드 페어리의 “평화와 정의”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붉은 색과 파랑 색의 오바마’, ‘Obey 이미지’등의 이미지들을 여러 곳에서 보아 익숙했었던 작품들이었는데, 모두 셰퍼드 페어리라는 한 작가의 작품이었음을 처음 알게 되었고,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였기에 너무 기대되는 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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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레슬링선수 ‘Andre the Giant’의 얼굴과 ‘Obey'라는 한단어로 만들어진 ‘Andre the Giant has a posse' 이미지는 단순합니다. 셰퍼드 페어리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obey'라는 단어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도록 합니다. ‘Andre the Giant’의 이미지는 이번 전시에 전시된 많은 작품들에서 다양한 인물과 이미지와 겹쳐서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독재자 또는 세계적인 리더들의 얼굴과 겹쳐지는 'Obey Giant'의 이미지는 무엇에 ‘obey' 해야 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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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작품에 제목이 없다는 것입니다. 셰퍼드 페어리는 좋은 작품은 제목 없이 그 작품(이미지)만으로 모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그의 모든 작품들은 이미지 내에 문구가 포함되기는 하지만 제목태그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영어로 된 문구의 번역이 없기 때문에 몇몇 문구들의 의역이 힘들다는 점에서 관람객의 불편함이 존재하고, 여러 이미지들의 사용에 대한 상세 설명이 없기에 이해가 힘들기도 하지만, 온전히 스텐실 작품 자체에만 집중하고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미술관에 전시하는 용도가 아닌, 다양한 매체와 공공장소에 제시되는 용도로 페어리의 작품들이 제작되기에 이러한 전시 방식이 더 어울렸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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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에 대해 가장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전시실 안에 존재하는 작품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삶에서 접할 수 있는 이미지이자 살아있는 트랜드라는 것입니다. 그의 이미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됩니다. 가장 유명한 버락 오바마의 ‘HOPE'에서 시작하여 2015년 파리에서 진행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COP21 Climate Conference)를 기념하여 만들어진 에펠탑에 설치된 ’지구의 위기 지구본'(Earth Crisis Globe), 그리고 패션브랜드 'Obey'로 확장된 'Obey Giant'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전시 작품들과 더불어, 페어리의 작품이 활용된 다양한 사례들을 함께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작품감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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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 그리고 그의 이번 개인전은 수수께끼 같았습니다. 대강 보면 그저 아름다운 소녀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끔찍한 사실들이 아이러니하게 숨어있고, ‘We the People'은 유명한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의 암시(allusion)처럼 들립니다. 또한 작품들에 등장하는 문구는 초등학생의 영어 수준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단어들로 구성되었지만, 무엇보다 많은 질문들을 떠오르게 하고, “내가 알고 있는 그 뜻이 맞나?”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면에서 관람자에게 많은 문제들을 던지는데, 이를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할 뿐더러, 모두 관람하고 나왔을 때 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맴돌게 되는 전시입니다. 국민의 대표자가 탄핵되고, 정치권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지금, 관람자들에게 정치와 문화 그리고 미래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촉발시킬 수 있는, 그러나 무겁지 않은, 유쾌한 전시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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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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