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은 '진짜' 노력하고 있나요? [문학]

글 입력 2017.04.1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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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은 유명인만이 유행을 선도하고, 일반 대중들은 ‘늘 그렇듯’ 문화를 가만히 소비하고만 있지는 않다. 지금은 평범한 대학생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인기를 얻어 TV의 뷰티 프로그램에 나올 수도 있고, 일반인이 페이스북과 같은 미디어를 이용해 많은 사람에게 인지도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문화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가수만 노래를 부르고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취미로 음악을 시작해볼 수도 있고, 특히 정식으로 시인이 아니더라도 SNS를 통해 한두 줄의 문구만으로 다른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도 있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같은 책들을 시작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굵은 공감의 글들은 금세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책을 출판해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사례 역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너만 그런 것은 아니야’라는 식의 따뜻한 말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위로가 되었다. 또한, 누군가가 고민 끝에 꺼낸 말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역기능까지 생기게 되었고, 특히 달콤한 말들은 의지가 박약한 나에게는 보기 좋은 합리화 수단으로까지 둔갑했다. 많은 이들은 바쁠수록 돌아가고, 힘들면 조금 쉬어가도 된다고 하였으며, 그렇게 끝없는 노력을 하다 보면 결국 원했던 바를 이루고 말 것이라고 말했으니 내가 쉬는 것은 더 나은 나를 위한 잠깐의 휴식일 뿐이라고. 좋은 의미로 건넨 위로의 악수를 나는 못된 마음으로 그렇게 이용하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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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비단 사람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살면서 매일 듣게 되는 자신의 이름만큼 영화에서도 제목은 내용을 가늠하게 하는 첫인상이고, 하물며 우리가 흔히 길을 걸을 때도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가게의 간판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는 제목은 한 번 듣게 되면 마음에 자꾸 콕콕 박혀서 머릿속에서 여러 번 곱씹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냉정함이 돋보였다. 보통의 자기계발서가 그렇듯, 이 책 역시 자신이 더 성숙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동으로 앞장서라는 교훈을 강력하게 주고 있다. 이렇듯 주는 메시지만 바라보면 여타의 많은 책과 다를 바가 없지만, 차이점은 저자의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어투라는 데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로 위로를 받았던 과거에 비해서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야.’ 라는 유병재의 말에 더 많은 사람이 환호하고 있는 오늘날,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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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살펴보면, 장마다 대부분 저자의 아는 사람을 예로 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문제집이 빽빽해질 정도로 공부하는데도 번번이 시험에 떨어지는 제자, 꿈을 이루고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면서도 시작해 볼 생각은 하지 않는 동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음에도 밤을 새워 공부했다고 믿는 친구… 그리고 머지않아 그 사람이 먼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잘못임을 알면서도 반대로만 행동했던 청개구리처럼, 돌이켜보면 나 역시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미루기만 했던 악순환을 반복했다. 끝까지 갔을 때 다시 처음부터 반복해야 하는 도돌이표와 같았던 날들이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불필요한 인간관계로 감정을 낭비하고, 보여주기식 노력을 진짜라고 믿었던 나를 끊임없이 때리고, 꼬집고, 부끄럽게 만들었다.
 
촌철살인의 말은 한 자루 칼보다 강하다. 혹시 우리는 될 일도 ‘안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았을까. 저자도 인정했듯, 그리고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이 책에는 희망적인 격려나 위로의 말은 없다. 하지만 자신을 한없이 깊이 아래로 내려 보게 하는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들은 누군가에게 눈물이고, 부끄러움이고, 결국엔 새로운 마음가짐이 되어줄 것이다. 결국,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진짜’ 노력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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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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