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두근두근 내 인생’ - 조로증에 걸린 소년과 그 가족의 이야기 [문학]

글 입력 2017.04.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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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청춘과 사랑 이야기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02년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데뷔한 ‘김애란’작가의 소설이다. 2010년부터 2011년 봄까지 계간 ‘창작과 비평’에 연재한 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2014년 강동원과 송혜교가 책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 출연하며 다시 한 번 이슈가 된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조로증에 걸린 아이이다. ‘조로증’은 아이들에게 조기 노화현상이 나타나는 치명적이고 희귀한 질병이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보고된 것만 백 건 정도. 한국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라고 이 책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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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아름이’는 17살,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어린 아이이다. 하지만 학생답지 않은 성숙함으로 마음을 울린다. 아름이가 17년이 아닌 71년을 지낸 아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수많은 글들 중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온 글은 아빠가 아름이에게 한 말이었다. 아름이의 아빠는 아름이에게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이라고 했다.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는 아이를 보며 항상 미안해하고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그 슬픔조차도 기쁘게 받아들이는 아빠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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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아이를 낳는 이유는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누구도 본인의 어린 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하지 못하니까, 특히 서너살 이전의 경험은 온전히 복원될 수 없는 거니까 자식을 통해 그것을 보기 위해 자식을 낳는다는 말이었다.

아름이의 부모님도 그렇게 아름이를 낳았다. 하지만 아름이의 부모님은 복원될 수 없는 서너살 때의 기억이 아닌 삼사삽년 후의 본인들의 모습을 아름이에게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름이는 이름이가 서른넷이 되었을 때의 얼굴을 부모님에게서 본다. 아름이에게 그 서른넷의 모습은 겪어보지 못했지만 겪어볼 수 없는, 이미 지나와버린 서른넷이다. 너무나도 아이러니 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러니함이 책의 슬픔을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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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가 말했다. 세상 사람 누군가에겐 하느님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게는 거짓말이 필요하고, 서하에게는 서하보다 더 아픈 사람이 필요한 것이라고.

감당하기도 벅찬 아픔을 견디고 있으면서, 다름 사람을 배려하는 아름이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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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불치병으로 치부되었던 병들이 현재에 와서는 약이 개발되어서 더이상 불치병이 아닌 병들이 많이 있다. 그런 와중에도 조로증은 여전히 불치병으로 남아있다. 조로증 등 현존하는 희귀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이 개발되어서 아름이와 같이 희귀 질병에 걸린 아이들도 환하게 웃으며 다른 사람들이 사는 만큼의 시간을, 병실이 아닌 넓은 세상에서,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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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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