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 사회와 '음식' [문화전반]

음식과 소통 그리고 개인주의
글 입력 2017.04.0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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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인간에게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존재중 단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인간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세가지 기본요소를 통틀어 '의식주'라고 한다. 하지만 난 이 단어의 배열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과 가장 연관성이 큰 '식'을 맨 앞으로 불러들이고 그 다음 '주,의'순으로 배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의식주'라는 용어가 '식주의'라고 불려도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음식'은 큰 화젯거리가 되고있다. 최근의 TV 채널들의 추세를 살펴봐도, '음식'을 주제로 다룬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굉장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냉장고를 부탁해'부터 그 뒤를 이어 '백주부의 삼대천왕', '맛있는 녀석들', '수요미식회'를 비롯해 인터넷 방송에서의 '먹방'또한 굉장한 인기를 끌고있다. 

'음식'이라는 키워드가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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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듯 먼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2000년대 후반인 2009년도에 '심야식당'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새벽에만 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자가 있는데 식당에 방문하는 모든 손님들은 그를 마스터라고 부른다. 메뉴에 적혀있지 않은 메뉴도 말만하면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마스터의 가게에 들르는 손님들은 각자의 사연이 있고, 그 사연에 얽힌 음식들을 주문한다. 손님들은 마스터의 음식을 먹고 추억을 회상하기도, 자신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음식'에 관한 드라마 혹은 영화들이 많았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우리 사회가 너무 개인주의로 치닫고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심리학과 관련된 책이 많이 팔릴 수록 우리 사회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생활 범주를 '안'과 '밖'으로 나눠보자. '안'은 '집', '밖'은 집을 제외한 모든 생활하는 범주를 포괄한다. 이처럼 우리는 '밖'이라는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느끼지 못하고 차디 찬 일들만을 겪는 것은 아닐까. 결국 우리 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점점 없어지고 개인주의로 향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되고 실제로도 인간이 '혼자'하는 행동이 많아졌다. '혼밥', '혼영', '혼술'등과 같이 어떠한 행동을 할 때 '혼자'하는 것을 뜻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근래에 '혼밥'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주장들이 넘쳐났다. 심지어 네티즌들 사이에서 '혼밥 레벨'이라는 것도 생겨났다. 물론 나도 뭐든 혼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혼밥'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 방송사에서는 '혼술남녀'라는 드라마를 방영하기도 했으며, 이제는 더이상 '혼자'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시대가 됐다. '혼밥'이라는 키워드가 급 부상하고, 끼니를 '혼자'해결하는 현대인들이 많아진 요즘. 그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 '밖'에서 충족하지 못한 것을 '안'에 들어와서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생겨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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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음식은 우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군것질을 하며 내일은 뭐먹을지 생각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누군가는 '음식'이 가장 소중한 가치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제3세계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굶주림에 시달려 울고 있는 반면 지구 반대편의 소위 선진국의 아이들은 따뜻한 난로 앞에서 기름진 칠면조 요리를 먹으며 웃고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음식'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저 '맛있다'라는 감정에 그치지 않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개인주의로 점점 변한다는 것은 나도 체감하는 사실이다. 나만해도 '혼자'가 더 편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혼자'하는 문화는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개인주의 사회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가치는 무엇일까?
한가지 생각해볼거리를 던지고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없이는 살지 못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자면 '실크로드'는 중국과 서역을 이어주는 인류문명 교류의 다리가 됐다. 사람들은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무역을 하고, 그 속에서 다른 나라들의 문물을 받아 들이며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의 소통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문화들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소통을 소중히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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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rano Farm Tomita "Lavender Ice cream >
Photo by KB


[김경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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