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

글 입력 2017.03.27 20:5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일요일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디즈니 만화동산이 떠오른다. 나의 유년기를 함께 했던 수많은 디즈니 캐릭터들. 졸린 눈을 비비며 TV 앞에 앉은 어린 나로 하여금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했던 그 프로그램.
지금은 비록 일요일 오전에 TV 앞에 앉아 있지는 않지만 그때의 기억만큼은 한 번씩 나를 일요일 오전의 공기 속으로 불러들이곤 한다. 단순한 만화영화를 넘어서 어린 나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던 그 캐릭터들.  가끔은 티 없이 맑은 모습으로 TV 앞에 앉아있던 일요일 오전의 어린 내가 그립다. (p.213)


나의 어린 시절 속에도 주말에 동생과 함께 TV를 봤던 경험이 존재한다. 부모님이 일을 가시고 난 뒤에 우리는 더욱 붙어있었으며 TV로 하나가 되었다. 가장 재밌게 본 것은 '스펀지밥'이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내며 우리를 집중하게 만들었고 그 시간만큼은 다 내려놓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볼 수는 있지만, 그때의 상황과 감정들은 다시 재현하기 힘들다. 작가처럼 그때의 나는 어땠는지 떠올려보니 많이 그리워진다.


2017-03-01 22;58;56.PNG

 
책은 '사랑의 계절, 여행의 계절, 너라는 계절, 나라는 계절'이라는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각각의 주제에 맞게 깊은 생각을 하도록 하는데, 이는 마치 봄이 오기 전에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자 하는 아쉬운 마음이라고 느껴졌다. 작가는 그 사람을 많이 사랑했다. 비록 그 사람은 작가에게 사랑을 주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진심이었고 현재도 그리워한다. 따뜻한 봄에 만나서 사랑스러운 결말을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4개의 챕터 중에서는 여행의 계절이라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듯, 다른 사람의 여행은 어떤 의미를 주는지, 혹시 나와 비슷한 경험은 없는지, 들여다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주제는 사람과 사람을 가장 잘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93페이지를 보면 엽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굉장히 공감 가는 내용이었다. 직접 손으로 쓴 글씨를 볼 수 있는 것이 이제는 흔한 일이 아닌데, 엽서는 그걸 할 수 있으니까. 편지도 좋지만 엽서는 더욱 소중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 사람이 구매한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무엇보다도 그곳에서도 나를 떠올려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앞서 '봄이 오기 전에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느꼈다.'라고 말한 이유에 대해 언급해보고 싶다. 봄은 설레는 마음을 가지게 하고, 누군가와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기에 최적의 계절이다. 그러면서 몇몇 사람들은 옛 연인을 떠올리게 되는데, 딱 그 마음으로 쓴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네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선뜻 다가가기 어렵고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기억들. 이 책은 혼자만의 사색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떠올릴만한 그런 장르였다.


여전히 꽃샘추위로 인해 반짝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따뜻하고 싱그러운 봄을 맞이하기에 앞서 준비운동을 이 책으로 하게 되어 감사한다. 고독의 계절인 가을에 한번 더 펼쳐볼 다짐을 하고 이상으로 후기를 마쳐야겠다.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2.jpg
 
 
[최서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