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달콤하고 씁쓸한 청춘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카페6' [문화전반]

글 입력 2017.03.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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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像走在一条小巷中,每一弄都可能是另一个出口。
인생은 마치 하나의 작은 골목을 걷는 것과 같아서, 각각 하나의 길마다 다른 출구를 갖고 있다.

也可能是一条死胡同。
또는 막다른 골목을 갖고 있기도 하다.

生在一个与般人不同的家庭中,是我人生的第一弄。
남들과 다른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내 인생의 첫 번째 골목.

爱上了你是我人生的第二弄。
너를 사랑한 것이 내 인생의 두 번째 골목.

注定般的三百六十公里,是我人生的第三弄。
운명으로 정해진 360km 장거리 연애를 한 것이 내 인생의 세 번째 골목.

失去了你,是我人生的第四弄。
너를 잃은 것이 내 인생의 네 번째 골목.

母亲的逝去,是我人生的第五弄。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한 것이 내 인생의 다섯 번째 골목.

在这五弄里,我看不见所谓的出口,出现我面前的,尽是死胡同。
다섯 번째 골목에서 다른 출구를 발견하지 못했어, 내 앞에 있는 것은 전부 막다른 골목이었지.

该是结束的时候了,该是说再见的时候了,再见,世界,是我人生的第六弄。
이제 끝났구나 하는 순간, 이제 안녕이라고 얘기해야 하는 시간,
안녕, 나의 세계, 이것이 나의 여섯 번째 골목이다.





 대만의 청춘로맨스 영화는 한국에서도 꽤 유명하다. 주걸륜이 주연으로 나왔던 '말 할 수 없는 비밀(不能说的秘密)'부터 '청설(听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我们一起追的女孩)', '나의 소녀시대(我的少女时代)' 그리고 2016년에 개봉된 영화 '카페6(六弄咖啡馆)' 등등 지금까지도 많은 대만 청춘 영화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만 청춘영화를 보다보면 캐릭터와 스토리에서 비슷한 점이 많아 또 뻔한 청춘 로맨스인가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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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영화를 좋아한다면 대만 청춘로맨스의 공통요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첫째 고등학생 첫사랑을 다룬다, 둘째 남자주인공은 공부를 못하거나 불량하나 여자주인공은 우등생이거나 마음이 매우 착하다, 세 번째 남자주인공 이외에 여자주인공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잘생겼다), 네 번째 추억의 물건, 80-90년대 문화가 등장한다. 물론 영화마다 이야기가 다르기는 하나 이 공통적인 요소는 잘 변하지 않았다.

 '카페6'을 막 보기 시작했을 때 이 영화도 역시 대만 청춘로맨스의 길을 따르겠구나 싶었다. 이는 공부에는 관심 없는 남주인공 관민루와 우등생인 여주인공 심예의 풋풋한 고등학생 첫사랑 얘기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본 후 나의 첫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类似的青春,不一样的人生
비슷한 청춘, 서로 다른 인생


 남자주인공 관민루는 장난이 많은 사고뭉치이자 거의 꼴통이나 다름없는 학생이다. 절친인 소백지와 함께 수업 중에 항상 장난치며 벌을 밥 먹듯 받는다. 그럼에도 그가 유독 진지할 때가 있는데 바로 여자주인공 심예와 관련될 때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관민루는 심예에게 초콜릿과 자신의 그림을 주며 마음을 전달하기도 하고 둘이 함께 영화를 보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이 둘은 같은 대학교에 들어가기로 약속 했지만 결국 서로 다른 도시에 있는 학교에 합격하게 되는데... 기존의 대만 로맨스 영화라면 여기서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끝나겠지만 '카페6'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장거리 연애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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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슷한 청춘시기를 보냈으나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주인공 소백지는 사실 여자주인공 심예의 절친 채심을 좋아한다. 마치 초등학생처럼 채심의 체육복 바지를 훔치기도 하고, 장난도 치며 채심에게 관심을 표현하지만 그녀는 매정하기만 하다. 그는 겉으로 관민루와 심예를 이어주게 하면서 자신은 채심과 가까워질 기회를 엿본다. 새침떼기 채심은 소백지한테 완전히 관심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소백지가 일진으로부터 크게 다친 것을 본 후에는 조금 마음이 풀린 듯하다. 그러나 역시 소백지가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까칠해진다. 이 둘의 연애 이야기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결론을 얘기하자면 소백지는 첫사랑에 성공하여 결혼까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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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남자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만 그때 당시 모두가 겪어봤을 만한 비슷한 청춘, 짝사랑의 과정을 거친다. 영화의 핵심은 바로 이 두 남자주인공들한테 있다. 이 두 주인공들의 사랑 표현 방식을 다르게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영화 결말을 암시하고 있다.




拉不近的远距离,解不开的未知数
가깝지 않은 거리, 풀리지 않는 미지수


 사실 이 영화는 줄곧 남자주인공인 관민루의 입장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그의 입장과 감정에 이입하여 볼 수밖에 없다. 처음 볼 때에는 심예가 잘못 행동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심예의 입장도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마치 영화 '500일의 써머'를 보는 느낌이랄까.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이 둘.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서로 기숙사에 전화 걸어 안부를 물으며 식사 메뉴도 동일하게 정해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메뉴를 먹기도 한다. 관민루는 심예를 만나기 위해 밤낮 열심히 알바를 하며 기차표를 살 돈을 모으고 항상 그녀를 위해, 그녀의 곁에 있기 위해 노력한다. 심예 또한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관민루를 밀어내지 않으며 알콩달콩 장거리 연애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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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언제까지나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던 이 둘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닥친다. 장거리가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던 관민루. 하지만 장거리는 그저 겉으로 보이는 차이였을 뿐이었다. 이 연애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고, 노력했다고 말하는 관민루의 모습은 안타깝지만 서로의 내면 가치와 생각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관민루를 밀어내는 심예의 모습이 더 안타까워 보였다. 사람은 커가면서 변한다고 얘기하는 심예, 그래서 자신이 먼저 변한 것뿐이라고 울면서 얘기하는 그녀는 사실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아직도 많이 좋아하지만 좁혀질 수 없는 서로 간의 가치관으로 어쩔 수 없이 헤어지자고 얘기해야하는 그녀의 마음은 더 아팠을 것이다. 심예는 평소에도 불확실한 일에는 도전을 꺼려하는 성격이었다. 둘 사이의 풀리지 않는 미지수, 그녀는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관민루 앞에서는 쉽게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

 둘은 헤어진 후 동창회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둘만 홀로 바닷가로 떠나 불꽃놀이를 하며 관민루는 둘 사이에 있었던 차이를 인정하고자 노력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꾸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게 되고, 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그는 만약 자신이 항상 그녀의 곁에 있었으면 어땠을 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과는 동일했을 것이다. 좁혀질 수 없는 차이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미지수의 장벽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어떻게 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다. 그렇게 그의 첫사랑은, 청춘은 화려한 불꽃이 금방 사라지 듯 짧게 끝나버렸다.




카푸치노는 너무 달아


 사실 '카페6'는 사랑 이야기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정 얘기와 가족 얘기도 뺄 수 없다. 흔히 볼 수 있는 첫사랑 얘기에는 애틋하고 애절한 분위기가 돌지만 이 영화에서는 현실적인 얘기를 다룬다. 또한 기존의 영화와 다르게 끈끈한 남자들의 우정이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심예는 대학생이 된 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관민루가 놀러오자 '여기 카푸치노는 너무 달아' 라고 얘기한다. 카푸치노의 첫맛은 달다. 그런데 자꾸 마시다 보면 카페인 본연의 맛인 쓴 맛이 올라오기 마련이다. 이 둘의 첫사랑 얘기가 마치 카푸치노 같았다. 달달했던 첫맛을 지나 서로를 더욱 알게 되면서 사랑의 쓴 맛까지 알아버렸다. 

 카푸치노 비유는 사랑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인생 역시 카푸치노 같을 것이다. 누구나 처음 겪는 내 인생이기에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온전치 않다. 또한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달콤했다가도 씁쓸하게 끝나기도 한다. '카푸치노는 너무 달지만' 항상 달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인생이 항상 그렇듯이 현재의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순간을 즐겁게 살아간다면 쓴 순간이 오더라도 버틸 수 있는 내성이 생길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예고편



[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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