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쩌면 지금이 아니면 가보지 못할 곳들 [공연예술]

글 입력 2017.03.2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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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 비포 유>에서 윌은 매일을 다른 날들과 비슷하게 살아간다고 말하는 클라크에게 자기 자신을 좋은 곳에 많이 데려가고, 많이 웃게 만들라고 말한다.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에게 하루를 쌓아가지 못하고 흘리고 있는 클라크의 모습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물과 같았겠지.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얼마나 당연한 말인가. 실제로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살라’는 조언 아닌 조언은 이미 주변에서도 차고 넘치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윌이 건넨 단순한 위로는 ‘청춘은 인생의 꽃’이라고 하면서 물 한번 제대로 주려 않던 내게 더 크게 와닿던 말이었다. 아름답다는 건 알면서 본질은 바라볼 줄 몰랐다니. 그래서 생각했다. 허비하지 말고 때로는 젊음을 느낄 수 있는 현장으로 뛰어들어가 보고 싶다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좋은 말들을 직접 들어보자고.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7 (5/1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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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정점을 맞았을 때, 주말을 더욱 ‘뷰티풀’하게 만들어줄 무언가를 찾고 있는 누군가에게.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민트페이퍼 측에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온 페스티벌로, 어반자카파·샘김·권진아 등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가수들 이외에도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인디밴드와 보석 같은 음악들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실내 공연장 좌석에 앉아 가만히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과 야외에서 함께 웃고, 함께 즐기고,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도 ‘뷰민라’만의 특징. 축제의 이름처럼 아름답고, 청량하며 일상적인 우리의 음악과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여기에 주목하자.
 


 
청춘 페스티벌 2017 (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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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라인업을 살펴보면 음악 공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도 볼빨간 사춘기, 더콰이엇&도끼, 그리고 ‘김대상’ 김종민까지 대세들이 총집합한 짱짱한 장르 불문 음악공연.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청페’는 음악과 촌철살인의 명언이 난무하는 강연이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박지선은 이곳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자’고 했고, 요조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했을 때 올바른 소비’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며, 김이나는 ‘잠재적인 재능이 될 수 있는 자신의 찌질함을 부끄러워하지 말자’고 말해서 화제가 된 바가 있다. ‘청춘’이라는 말에 허덕이다가 잠시 잊고 살았던 가치에 대해서 듣게 될 때는 유명인이 아니라 아는 언니·오빠 혹은 멘토 같은 친근함으로 먼저 다가와 줄 것이다. 라인업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얼리버드 티켓이 매진한 점을 보았을 때, 가히 대세 라인업과 함께 하는 ‘대세’ 축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재즈페스티벌 2017 (5/27~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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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가지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힙합’, 치즈·볼빨간 사춘기와 같은 아티스트들이 흥하면서 더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인디음악’ 같은 곡들 사이에서 ‘재즈’라는 장르는 이질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왠지 ‘재즈’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고급스러운 술집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와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올해로 제11회를 맞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사람들에게 더 다양한 음악을 만날 기회가 되어주기 위해 마련된 축제이다. 혼네·자미로콰이·다이안 리브스 등 평소에 실제로 접하기 힘든 뮤지션들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코·크러쉬·에픽하이·10cm 등 대중적인 가수들도 함께함으로써 마니아 뿐만이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있다. 자칫 낯설 수 있는 ‘재즈’라는 장르를 무겁지는 않지만 가볍지 않게, 지겹지는 않지만 우아하게 풀어내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28일(1일권) 티켓은 매진되었다고 하니 참고할 것.
 
  

[나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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