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봄을 알리는 소리,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
글 입력 2017.03.1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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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 시작 전나는 6살때부터 12살까지 결코 적지 않은 시간동안 피아노를 배웠다. 피아노를 그만 두기 전까지 연주회를 위해 많은 시간동안 피아노에 투자했고 선생님께 혼나면서 연습을 했다. 어렸던 나는 억지로 연습하는 피아노가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걸 그만둔 순간부터 피아노는 나에게 더이상 흥미있는 악기가 아니었고 그렇게 잊혀져갔다. 오랜시간 동안 피아노를 접한적이 없기 때문에 과연 내가 이 공연을 잘 즐길 수 있는지 의문이 있었지만 선우예권씨의 연주 영상을 보면서 꼭 이 공연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보러 가는 내내 봄 햇살을 따스했고 나는 엄마와 함께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성남 티엘아이 아트센터를 향했다.P R O G R A M프로코피에프, 피아노소나타 6번 작품 82
Prokofiev, Piano SonataNo.6, Op.82
슈베르트, 즉흥곡 3번작품 142 Bb 장조 D.935
Schubert, Impromptu Op.142,No.3 in Bb Major, D.935
----- 인터미션 ----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9번c단조 작품 D.935
Schubert, Piano Sonata No.19 in c minor, D. 958#2. 공연 관람중나는 피아노 연주에 그렇게 다양한 표정을 구사하는 선우예권씨에게 감탄했다. 연주 역시 정말 훌륭했지만 연주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았던건 그의 표정이었다.경쾌한 소리를 연주할때는 편안한 미소와 산뜻한 표정을 나타냈고 어둡고 무거운 연주를 할때는 그 연주가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표정을 나타내셨다. 나는 단순히 피아노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은 무표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피아노 연주는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것은 손짓,몸짓,표정까지 표현해야하는 예술이었다.#3. 공연 관람 후그의 연주는 정말 훌륭했다. 피아노가 단순히 손으로만 치는 악기라는 내 부끄러운 생각을 깨부셨고 곡을 해석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주하는 그의 실력이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이루어진것인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봄을 알리는 산뜻한 연주부터 시작해서 곡을 마무리하는 강한 연주까지 감상하면서 선우예권씨에게 많은 박수를 보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다만 공연 중간에 관객들의 배려가 아쉬웠다.아무래도 클래식 연주인 만큼 마음이 차분해져서 긴장이 풀릴 수 있는 공연이어서 그런지 중간중간 핸드폰을 떨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피아노 연주에 몰입하다보면 작은 소음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공연장이라 그런지 나는 핸드폰 떨구는 소리가 너무나도 거슬렸다. 핸드폰을 가방에 넣어두는 배려를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관객들 사이에서의 배려가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뒤로하며 나는 연주에 매우 만족했고 나도 조금 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관객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오랜만에 피아노를 만났고 봄을 느끼게 해준 연주인 만큼 내 마음 속에도 따스한 봄이 찾아온 것만 같았다. 좋은 연주를 들었던 봄날이라 괜시리 더욱 더 따스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김지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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