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비극의 예술적 승화, 스타바트 마테르

글 입력 2017.03.1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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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월 28일 화요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 오라토리오 제 66회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정통음악의 계승과 발전, 고품격 문화의 보금과 대중화를 위한 서울오라토리오의 브랜드 음악회인 ‘위대한 유산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으로 안토닌 드보르작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연주한다. 위대한 유산시리즈는 지금까지 베르드의 [레퀴엠], 베토벤의 [장엄미사], 드보르작의 [레퀴엠], [테 데움], 하이든의 [천지창조], 베를리오즈의 [레퀴엠] 등 많은 작품들을 소개해온 바 있다.

   나는 클래식을 감상하는 법을 잘 모른다. 음악을 듣는데 감상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싶지만서도 클래식은 참 어렵다. 가사와 선율이 분명하고 반복적인 짧은 길이의 대중음악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가사도 없고 곡의 길이도 굉장히 긴 클래식 선율을 감상할 때면, 처음에는 몰입이 되다가도 점점 집중력이 흐트러지곤 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단번에 곡의 내용이 이해가 되고 공감할 수 있는 대중음악을 자주 접하고, 좋아했다.

   이번에 연주회를 가야겠다고 생각한 건, 드보르작의 삶이 너무나 비참했고 그것이 나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아주 비참한 타인의 삶은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모두 살아가면서 조금씩의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타인의 슬픔에 공감할 때 인간으로서 동질감을 경험한다. 드보르작은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자식은 셋이나 잃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슬픔이다. 그 역시 자식을 셋 씩이나 먼저 떠나보낼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슬픔을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음악으로나마 그의 슬픔에 공감하고 애도를 보내고 싶다.

   타인의 비극은 곧잘 잊혀진다. 그들의 슬픔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잠시, 수많은 일들이 나에게 닥쳐오기 때문이다. 드보르작 개인의 비극이, 그의 슬픔이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것은 그가 작곡한 곡 때문이다. 그가 견딜 수 없는 슬픔을 결국 <스타바트 마테르>라는 곡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에 우리는 곡을 통해  그리고 그의 슬픔과 극복을 전해 들을 수 있다. 이렇듯 내가 드보르작의 <스타바트 마테르> 연주회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곡의 구성적 측면보다도 이러한 배경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클래식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은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한 사람의 서사를 곡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대가 크다. 한편 <스타바트 마테르>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66회 홍보물-1.jpg
 


세 자녀를 잃은 슬픔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
 A. Dvořák [Stabat Mater, 스타바트 마테르]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작의 장녀 오세파가 갑작스럽게 죽고, 2년 후 가을에는 또다시 한 달 사이에 둘째 딸 루제나와 장남 오타카가 연이어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러던 그가 슬픔을 딛고 위안을 얻게 된 것은 인간의 모습으로 고통당하고 죽음을 이겨 부활한 예수의 모습에서였다. 이후 드보르작은 자녀들의 명복을 빌면서 이 곡 [스타바트 마테르]를 작곡한다....”

안토닌 드보르작의 [스타바트 마테르]는 고금의 작품들 중에서도 장대하고 숭고한 영혼이 깃든 명곡이자 대규모 오라토리움 악곡이다. 이 작품은 드보르작이 인생을 꽃피워나갈 즈음인 30대 후반, 행복했던 그의 가정에 덮친 갑작스런 불행과 맞닿아 있다. 1875년 장녀 오세파가 갑작스럽게 죽고 난 후, 1877년 가을에는 또다시 한 달 사이에 둘째 딸 루제나와 장남 오타카가 연이어 병으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생긴다. 평소 집 앞 기차역에서 증기기관차가 들고나는 것을 신기해하던 드보르작이었으나, 이 일이 있은 이후부터는 기차를 타고 다시 돌아올 것만 같은 아이들을 기다리며 매일 늦은 시각까지 슬픈 표정으로 역전에 서 있곤 하였다. 그러던 그가 슬픔을 딛고 위안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인간의 모습으로 고통당하고 죽음을 이겨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서였다. 이후 드보르작은 자녀들의 명복을 빌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통과 부활의 희망이 성모의 눈을 통해 생생히 그려지고 있는 [스타바트 마테르]를 완성한다. 드보르작의 깊은 신앙심이 투영된 이 작품은 음악사에 한 획을 긋는 역작가운데 하나로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공연 및 예매 정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R석 8만원 / S석 6만원 / A석 4만원 / B석 2만원
문의 : 02-587-9277, 9272)

예매처
서울오라토리오 홈페이지
예술의 전당(www.sacticket.co.kr)
인터파크 티켓(www.ticketpark.com)

* 자료 : 서울오라토리오 제공



   이번 서울오라토리오 연주회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감정들, 슬픔과 노력에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한편 서울오라토리오는 매 공연마다 ‘꿈과 희망의 하루 나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문화 소외계층 100명을 초청해 무료 공연관람, 팜플렛 증정, 공연장 견학, 연주자와의 만남 등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랑의 실천행사를 갖는다.


* 본 글은 서울오라토리오의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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