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제주다움_제주는 그런곳이 아니야

글 입력 2017.03.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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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p 마라도에 있는 무덤.jpg
 

 '농촌 어메니티' 혹은 '생태 어메니티'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어메니티(amenity)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으면 생활 편의 시설이라는 뜻이 나온다. 하지만 어메니티의 어원은 '쾌적함', '기쁨' 과 같은 감정을 표현하는 라틴어 아모에니타스(amoenitas)에서 유래되었다. 도시나 주거환경에서의 어메니티는 결국 '쾌적한 환경' 또는 '보통 사람이 기분 좋다고 느끼는 환경, 상태, 행위'를 포괄하는 의미로, 종합적인 새로운 개념의 환경을 뜻한다.

 어메니티라는 개념이 농촌이라는 단어와 함께 쓰이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서유럽에서 농촌 어메니티 운동 정책이 유행하면서부터였다. 농촌 어메니티농촌 특유의 전원 풍경, 역사적 기념물, 지방고유의 축제나 문화적 전통, 토속음식, 야생 동식물 등 관광이나 특산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자원을 이르는 말이다. 즉, 쾌적한 농촌 환경을 만들자는 것으로, 과거에 무작정 개발을 추구했던 것과는 다르게 농촌이 갖는 자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역별 특성을 연구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가꿔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이 단어를 접했을 때, 한글과 영어가 섞여있어 단어 자체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농촌 어메니티라는 단어를 '농촌다움'이라는 우리말로 바꿔 부르기도 한단다.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의 서평을 쓰면서 농촌 어메니티를 얘기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 여행지로서의 제주를 넘어서 진정한 '제주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람들은 제주가 아름답다는 이유로,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이유로 제주를 방문하고, 제주에 살고자 한다. 하지만 그들 중 제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저 제주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 순간을 누리고자 할 뿐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릴 적 제주에 다녀온 이후로 그 때의 좋았던 경험을 잊지 못해 제주 얘기만 나오면 '제주에 가고 싶다.', '제주에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제주도가 중국 부자들에게 팔려 중국 땅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면 무엇이 나쁜지도 모르면서 그저 안타까워했다. 나와 같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진정한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가 처한 현실을 담담한 말투로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숨겨진 제주의 명소들을 알게 된 것이다. 단순히 '아름답다'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어떤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지 접하면서 왜 의미가 있고, 소중한 지 깨닫게 되었다. 제주에 가면 무엇이든 그냥 지나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보이는 땅과 바다와 돌이라고 할 지라도 자연이 만든, 제주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소중한 유산일지도 모른다. 제주시 내도동 해안인 '신지방코지'에 가면 잘잘한 돌들이 많아 알작지라고 부르는데, 방문객들이 왔다가 자갈을 가져가는 일이 많다고 한다. 예쁘다고, 나 하나 쯤 가져가면 어때 생각해서 하나 둘 가져가기 시작하면 아름다웠던 해안가는 금새 벌거벗은 것처럼 허한 모습이 될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글쓴이가 책에서 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자연과 인간의 상생'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가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제주는 이미 개발로 인해 본래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린 상태다. 작가는 제주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피와 땀으로 만들어 놓은 것들, 오직 제주만이 품고 있던 것들이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파괴되고 있음을 매우 안타깝게 여긴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더 많이 알게 되기를, 그래서 제주가 더 이상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저 아름답다고, 좋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진정한 '제주다움'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 세대가 해나가야 할 일이 아닐까.





나무발전소-제주 표지 평면.jpg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
-토박이가 알려주는 진짜 제주-
 

저자 : 김형훈

펴낸곳 : 나무발전소

분야 : 여행에세이

규격 : 신국판 변형 (152x215)

쪽 수 : 312쪽

발행일 : 2016년 4월 15일

정가 : 14,800원

ISBN : 979-11-86536-38-4

구입처 : 인터파크 도서


[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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