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심과 거짓 사이 무언가에 대하여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3.1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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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에 대하여
 
‘케빈에 대하여’를 봤다.
영화 보면서 초반에 많이 든 생각은 ‘쟤(케빈) 왜 저래’였지만 (단순)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계속되는 답답하고 아리송한 마음에 다른 사람 의견들을 찾아봤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역시 다들 잘 집어주어서 다시 생각해보기에 좋았다.
 
그 중 많은 부분은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엄마’ 라는 부분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진심’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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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요즘 ‘진심’ 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요즘에서야 생각해보면, 나는 보통 진심이라는 것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진심이 없는 행동이어도, 그 행동을 계속 한다면 그게 그 사람의 진심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 역시도 100% 진심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혹은 그렇게 보이고 싶어서 어떠한 행동을 한 적이 꽤나 있다. 그런 모습이, 그런 관계가 속을 열어보면 얼기설기 허상 속에 위태로울 지라도 겉모습이 괜찮다면 그게 진짜라는 생각(혹은 착각)을 자주 했던 것 같다. 그런 일종의 프레임 안에서 만족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요즘에서야 이런 성찰이 가능해졌는데 아직도 나에겐 어려운 부분이다.
 

이런 나에게 케빈의 엄마가 낯설지 않았다.

갑자기 생긴 아이가 정말로 완벽한 큰 기쁨으로 다가오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럴 수 있다. 누구든 자신의 계획에서 뭔가 어긋나면 당황하는 법이니까. 사소한 것도 아니고 아기가 생긴 거라면 더더욱. 그렇지만 그 당황스러운 가운데, 그래서 아이를 향한 마음이 온전히 100%는 아닌 가운데 뭔가 해보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이런 노력까지도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케빈.png
 

케빈의 엄마 에바가 케빈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서툴렀다고 표현하고 싶다. 누구든 태어날 때부터 엄마인 사람이 있던가. 다 처음엔 서툴고 이게 진심인데 표현이 안 되고, 이건 진심이 아닌데 오해가 쌓이고 할 수 있는 거다. 오늘도 우리는 처음 사는 날이라 나 자신에게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확실치 않은데 상대방에게는 오죽할까. 그 인물이 ‘엄마’라는 역할 아래 더 엄격하게 심사되는 것 같다. 극 중 엄마보다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은 오히려 아빠였는데 말이다. 단순히 활 같은 장난감만 사주면서 농담만 하면 좋을 아빠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건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 걸까.


이런 부분에서 말고도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보는 내내 이야기는 사건 당일로 돌아가는 데, 흡입력이 상당하다.


[이정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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