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아마추어 클래식 음악을 즐기다 [공연예술]

글 입력 2017.03.13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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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까지는 한가로운 토요일, 학교 동아리 연주회를 찾았다.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음대가 없는 학교에서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다.

  공연과 문화 예술 활동의 중심은 소수의 프로 예술가들이지만 이렇게 창작된 예술을 향유하고 그 가치를 드높이는 중심 지탱목은 바로 대중, 즉 아마추어 예술 소비자들이다. 아마추어 소비자들은 자신이 항상 꿈꿔왔던 예술을 직접 창작하고 현실화시키면서 우리사회의 문화생활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 꿈을 향한 노력 등을 통해 만들어진 아마추어 공연은 전공자 공연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사회에 뜻 깊은 의미를 부여해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대학교뿐만 아니라 많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단체들의 공연이 이뤄지고 있으며 좋은 음악들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오늘은 우리 문화생활에 활력을 주는 필자 학교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던 음악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흔히 클래식음악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감상 포인트를 알게 된다면 자신만의 음악 해석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특히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경우 공연의 재미와 단원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고려하여 곡을 선별하기 때문에 해석이 어려운 곡보다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들이 많이 공연되고 있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Don Giovanni Overture, K.527)


  첫 번째 곡은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서곡이다. 2막으로 구성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Don Giovanni)’는 1787년 극작가 로렌초 다 폰테 (Lorenzo Da Ponte)가 17세기 스페인 극작가 티르소 데 몰리나 (Tirso de Molina)의 희곡 ‘돈 후안(Don Juan)'을 기본으로 대본을 작성한 오페라이다. ’돈 조반니‘는 1787년 10월 29일 프라하에서 초연되었으며 오페라 극이 시작되기 전 연주되는 해당 서곡은 불과 하룻밤 사이에 완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돈 조반니’ 오페라의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호색 귀족이자 탕아에, 무신론자인 돈 조반니가 자신의 사랑 편력으로 인해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엔 돈나 안나(Donna Anna)에게 치근거렸던 돈 조반니는 그녀의 아버지인 기사장(騎士長) 코멘다토레의 질책을 받고 결투를 하다 결국 그를 살해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던 돈 조반니는 마제토 라는 성실한 청년과 약혼한 시골처녀 체르리나를 유혹하는 등 못된 짓을 계속 이어나간다. 어느 날 그는 기사장의 석상을 보고 석상을 비웃으며 자신의 만찬에 초대하는데 그날 밤 정말로 석상이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게 되고, 그럼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자 석상은 그를 지옥으로 함께 끌고 간다.

 서곡은 비장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하는데 이는 석상신의 주제를 이용하여 돈 조반니의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고 있다. 해당 서곡은 2막 5장 피날레에서 돈 조반니에게 살해당한 코멘다토레가 유령으로 나타날 때 반주로 다시 등장하여 비극을 극대화했다. 주인공이 죽는 어두운 결말을 갖고 있음에도 ‘돈 조반니’ 오페라에는 희극적인 요소가 곳곳이 배치되어 있다. 서곡 역시 비장한 분위기가 있는가 하면 밝고 유쾌한 선율이 등장하기도 한다.

 ‘돈 조반니’ 서곡은 별도의 종지 없이 바로 1막으로 연결되는데 당시에는 매우 이례적인 형태였다. 모차르트는 서곡을 나중에 콘서트에서 연주할 목적을 가지고 끝부분을 더 강조하는 식으로 후에 수정 및 보완했다. 이렇게 수정된 서곡은 지금까지도 많은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되고 있다.






하이든의 101번 교향곡 시계 (Symphony No. 101 in D Major, 'The Clock')


  두 번째 곡은 하이든의 101번 교향곡, 시계이다. ‘시계’라는 별명은 제 2악장의 주제인 시계추를 묘사한 ‘틱탁’ 소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하이든의 후원자였단 에스터하치공이 세상을 떠나게 되자 하이든은 잘로몬과 후원 계약을 맺게 된다. 하이든은 잘로몬 연주회가 있는 런던 방문을 위해 6개의 교향곡을 만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교향곡 101번 교향곡 ‘시계’이다. 1794년 3월 잘로몬 연주회에서 초연되었으며 하이든의 교향곡 중 가장 성숙하고 작곡가로서의 역량이 가장 절정이었던 시점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이든은 18세기 후반의 오스트리아 빈 고전파 작곡가로 흔히 ‘놀람’ 교향곡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100여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하여 ‘교향곡의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다. 하이든은 평소에 친절한 품성과 온화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그의 교향곡에도 따뜻한 분위기와 온화한 성격이 잘 녹여져 있다.
 
 제 1악장 아다지오(Adagio) - 프레스토(Presto) : 천천히, 매우 느리게 - 매우 빠르게
 초반에는 장중하고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아다지오로 시작된다. 그러다 맑은 반음계의 제 2주제가 조심스럽게 등장하는데 이후에는 프레스토로 들어가 밝은 에너지의 음악을 보여준다.
 하이든은 이 프레스토의 빠르기를 ‘Ma non troppo (너무 빠르지 않게)’라고 정했으나 빠른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여 연주자들이 ‘매우 빠른’ 곡으로 즐기게 내버려두었다고 한다. 실제 공연에서도 템포가 조금 빠르게 들렸는데 전반적으로 경쾌한 분위기여서 빠른 템포가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제 2악장 안단테(Andante) : 걸음거리 빠르기, 느르게
 ‘시계’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악장으로 시계추의 ‘틱탁’ 소리가 드러나는 악장이다. 우아한 주제로 시작되는 2악장은 나중에 악기 변화, 리듬에 따라 4종류의 변주로 진행된다. 비교적 느긋하고 박자가 일정한 곡이기 때문에 지루해할 수는 있으나 시계가 다양한 선율로 바꿔가며 ‘틱탁’ 거리는 것이 꽤 흥미롭게 들렸다.

 제 3악장 미뉴에트 알레그레토 (Minuetto Allegretto): 경쾌하며 조금 빠르게
 플루트와 바순의 부드러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악장으로 ‘스텝이 작은 춤’이라는 뜻을 가진 ‘미뉴에트’ 분위기를 보여준다. 경쾌한 플루트 독주를 즐길 수 있는 악장이다.

 제 4악장 피날레 비바체(Finale Vivace) : 아주 빠르게, 생기 있게
 전개부를 생략한 소나타 형식으로 경쾌한 주제로 연주된다. 활기찬 악절이 급속히 진행된 후 끝이 찾아오는 피날레 형식을 갖추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제 2악장 감상:





슈베르트의 교향곡 2번 (Symphony No. 2 In B Flat, D.125)


  세 번째 곡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2번이다. 1815년에 완성된 교향곡 2번은 당시 견습 교사 생활을 하고 있던 슈베르트가 자신이 다녔던 현(現) 빈 국립신학교 교장인 랑크 박사에게 헌정한 곡이다. 초연은 1877년 10월 런던에서 진행되었다. 1번 교향곡보다 플루트 1개가 추가되는 편성으로 양식적인 면에서는 비슷하나 내용적으로는 좀 더 충실해졌다.

 만 31세라는 이른 나이에 요절한 슈베르트는 총 8곡의 교향곡을 작곡했으며 그의 음악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 그의 교향곡에는 슈베르트만의 음악적 개성이 하나씩 들어가 있는데 교향곡 2번에서는 제 2악장이 가장 그를 잘 표현한 악장으로 알려져 있다.

 제 1악장 라르고 (Largo) - 알레그로 비바체 (Allegro vivace) : 폭넓게, 느리게 - 매우 빠르게, 생기 있게
 소나타 형식으로 제 1주제는 제 1바이올린으로 제시한다. 제 1주제에는 세부적인 것과 전체적인 것이 서로 대조적으로 진행된다.

 제 2악장 안단테(Andante) : 걸음걸이 빠르기, 느리게
 슈베르트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난 악장으로 5개의 변주가 돋보인다. 첫 번째 변주에는 바이올린과 관악기가, 두 번째 변주에는 낮은 현악기와 목관악기, 세 번째 변주에는 바이올린과 관악기, 네 번째 변주에는 16분음표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비교적 빠르게 지나가는 듯 하고 마지막인 다섯 번째 변주에는 다시 주제 선율로 돌아오며 연주가 끝나게 된다. 서정적이며 비교적 느린 템포의 음악은 슈베르트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2악장에서는 클라리넷의 선율이 가장 아름답게 들렸던 것 같다.

 제 3악장 미뉴에트(Minuetto), 알레그로 비바체 (Allegro vivace) - 트리오(Trio) : 매우 빠르고 생기 있게
 3악장의 형식은 고전주의 음악을 보이지만 현악기의 스타카토 반주 위에 관악기 선율이 진행되는 슈베르트다운 미뉴에트 악장이다. 오보에 선율로 시작하는 세레나데풍의 음악이 인상 깊다.

 제 4악장 프레스토 비바체 (Presto Vivace) : 빠르고 활기차게
1악장과 유사한 소나타 형식으로 제 1주제와 제 2주제로 넘어간다. 그리고 짧은 코다를 거쳐 웅장하게 마무리된다.


슈베르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제 2악장 감상:






 클래식 음악은 사실 아마추어가 해석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작곡가의 배경과 곡의 내용,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파트를 찾으면서 감상한다면 결코 어렵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춥기만 했던 꽃샘추위가 지나가고 벌써 따스한 봄이 다가왔다. 지금도 많은 단체 혹은 학교에서 아마추어 공연을 열고 있다. 대학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공연은 거의 다 공짜이니 봄의 향연을 감상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공연장을 찾으면 될 것 같다. 하이든의 ‘시계’처럼 ‘틱탁’ 움직이는 시간을 잘 활용하여 슈베르트의 제 2 교향곡 2악장처럼 오늘도 활기찬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사전, 네이버 캐스트


[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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