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개, 돼지'

글 입력 2017.03.0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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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 카페에 갔을 때의 일이다. 옆자리에서 탄핵 안이 몇 대 몇에 타결될지를 놓고 내기를 거는 것을 들었다. 그 날은 탄핵안 발표 하루 전날이었고, 나는 문득 그런 대화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울컥 밀려드는 마음들을 숨기지 못했다. 다섯 명의 사람은 각각 8:0과 7:1에 셋, 둘로 걸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어쨌든 좋은 날이니까 술을 퍼마시자면서 어디에서 만나는 게 좋겠냐는 말로 흘러갔다. 하지만 내게 닥친, 그 찡한 마음만은 커피잔을 비울 때까지 여전했다. 그 순간과 그 대화들이 어쩐지 너무 극적인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정말 캄캄한 밤을 거쳐서 왔구나, 우리가 너무 어두운 시기를 살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각자의 손에 들린 작은 빛을 결국 모았다. 개, 돼지가 아닌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 이렇게 버틸 수는 없다는 마음들을 모아서. 하지만 이 영광은 금세 꺼지고 흐트러질 수 있다. 이 빛이 꺼지지 않으려면, 우리는 우리가 지나온 암흑에 대해 계속 생각해야한다. 이 상황이 지나갈지라도 계속 얘기하고, 괴로웠던 과거에 대해서 토로하고, 답습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한다. 빛을 다시 찾은 우리에게 이 연극은 그런 사유를 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모여 앉아 함께 이야기했던 그날들, 광화문 광장에 불꽃을 피워 올리는 순간들을 카메라로 담았던 우리의 밤이 얼마나 빛나는지를, 우리는 이 작품을 보며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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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개, 돼지'

우리 개, 돼지는 아니지 않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할 것 아니여?

-

작품소개

최초의 여성 화가이자 여성 운동가
나혜석에 대한 이야기 <경희>

5.18 민주화 운동을 무마시키기 위한
대규모 축제 <극풍 81>

10년 동안 숨겨져 있던
대학 풋볼팀 감독의 성폭행 사건
<터치. 다운>

계몽을 위해 외치는 사람들.
어인구급으로 그 입을 막으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무 생각 없이 휘둘리는 사람들.

이 극은 이러한 우리 사회의 편린이다.
생각과 주관이 없이 휘둘리는 이들은 짐승.
즉, 개, 돼지나 다름 없다.


* 위 세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 되었습니다.



극단 소개

극농장 초록바나나는
2016년 최정윤 프로젝트로 시작해
젊은 패기로 똘똘뭉친 창작집단 입니다.

"지금 내 가슴을 뜨겁게 뛰는 이야기를 하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새롭고 뜨거운 공연을 만들고자 합니다.

쉽게 만들어지는 공연이 아닌
금방 갈변하여 잊혀지는 공연이 아닌
두고두고 생각나는 공연,

관객들과의 만남을 통해
비로소 노란바나나로 거듭날 수 있는
공연을 만들 것 입니다.

저희들의 행보를 지켜봐주시고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개돼지] 상세페이지.jpg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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