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개, 돼지'_우리 개, 돼지는 아니지 않소?

기득권에게 던지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
글 입력 2017.03.1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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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답답하고 화나는 일이 많은 요즘이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대통령, 그 뒤에 숨은 권력 실세였던 최순실, 그 밑에서 이를 묵인하고 오히려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기던 수많은 사람들. 그럼에도 국민들은 개, 돼지이기에 그저 배부르게만 해주면 금방 잊어먹는다고 다 해결된다고 당당히 말하는 국회의원까지.
 
우리가 언제부터 개, 돼지가 되었을까?
 
이 연극이 이런 수많은 사태가 일어나기 이전에 이미 기획되었다는 것은 놀랍다. 연극은 일제 강점기 시절 때부터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어쩌면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제시한다. 우리 눈앞에 분명하게 보이는 악(惡)이 아니더라도, 이미 더 힘 있는 자들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약한 사람들은 피해보는 상황은 계속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비단 오늘날뿐만 아니라 과거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이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현 상황인 이런 파국에까지 이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힘의 불균형만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 편으로는 사건이 그렇게 되기까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이를 방관하고 있던 우리들의 태도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우리를 ‘개, 돼지’ 따위로 생각할 때까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우리 역시 우리 스스로의 안위를 좇아 이웃들의 눈물과 고함에 무관심하지는 않았나?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광화문 광장에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밝히는 것을 보며 감동했다. 그래도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흐르도록 응원하는, 분노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조롱이 있었고,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굴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탄핵 심판이 바로 오늘 이루어진다.
 
이번 사태는 우리로 하여금 지난 일들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피고, 언론의 눈가림에 속아버린 우리들에게 크나큰 교훈을 새겨 주었다. 그리고 이 연극은 그런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그들에게 개, 돼지로 여겨지지 않으려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지 상기시킬 것이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꾸며 말이다.





<시놉시스>

최초의 여성 화가이자 여성 운동가
나혜석에 대한 이야기 <경희>

5.18 민주화 운동을 무마시키기 위한
대규모 축제 <극풍 81>

10년 동안 숨겨져 있던
대학 풋볼팀 감독의
성폭행 사건 <터치. 다운>

계몽을 위해 외치는 사람들.
어인구급으로 그 입을 막으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무 생각 없이 휘둘리는 사람들.

이 극은 이러한 우리 사회의 편린이다.

생각과 주관이 없이 휘둘리는 이들은 짐승.
개, 돼지나 다름 없다.


* 위 세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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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노트>

2016 제 1회 <으랏차차, 세우다> 작품 공모전 대상작이자, 지난해 가을 공연 당시 대학로의 의미 있는 충격을 던진 '극농장 초록바나나'의 연극 <개, 돼지>가 연극 '형제의 밤'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공연 콘텐츠제작사 '으랏차차스토리'의 2017년 정식 라인업 중 한 작품으로 확정되었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 공연은 최초의 여성 화가이자 여성운동가 나혜석의 이야기 <경희>와 5.18민주화 운동의 화제성을 덮어버리기 위해 정부가 계획한 대규모 축제 <국풍81>, 10년 동안 숨겨져 있던 대학 풋볼팀 감독의 성폭행 사건 <터치,다운>으로 구성되었다. 등장인물들은 계몽을 위해 외치는 사람들, 지위와 권력으로 반대세력의 입을 막으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무 생각 없이 휘둘리는 사람들이다. 이 공연은 일반 대중은 주관적인 생각 없이 권력자들에 의해 맘대로 휘둘려지는 '개, 돼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듯 <개, 돼지>는 현시대의 기득권자들에게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특기할 만 한 점은 이 작품의 초연이 국정농단 사태 이전에 기획 및 공연되었다는 것이다. 시대의 화두를 앞질러 던졌다는 점에서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라는 표어가 정확하게 부합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공모전 당시 심사위원들은 대상작 선정 이유로 "정치적 메시지에 극이 함몰되지 않고, 극적 재미가 무대에 생생히 살아있다"라고 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올 상반기 대학로에서 절대로 놓쳐선 안 될 연극이기도 하다.


<극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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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농장 초록바나나는 2016년 최정윤 프로젝트로 시작해 젊은 패기로 똘똘뭉친 창작집단 입니다.
"지금 내 가슴을 뜨겁게 뛰는 이야기를 하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새롭고 뜨거운 공연을 만들고자 합니다. 쉽게 만들어지는 공연이 아닌 금방 갈변하여 잊혀지는 공연이 아닌 두고두고 생각나는 공연, 관객들과의 만남을 통해 비로소 노란바나나로 거듭날 수 있는 공연을 만들 것 입니다. 저희들의 행보를 지켜봐주시고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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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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