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 [문학]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특별한 계절이 있다
글 입력 2017.03.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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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2.jpg
 




​‘보고 싶다’는 말이
어느새 보고 싶다는 뜻 자체로
작용하지 않게 된 세상이 되었다.

​나의 보고 싶다는 말도
마치 지켜지지 않을 약속의 말인
‘언제 한 번 밥 한 끼 하자’처럼
의미 없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난 정말 보고 싶은데...
보고 싶다는 말에
너는 짧은 대답만 보낼 뿐,
끝끝내 보고 싶다는 말을 내뱉지 않았다.

​흘러가는 말이라도
진심이 아닌 건 하지 않겠다는 의지일까.
그래서 나는 네게 더 목마르다.

​아무런 의미가 담기지 않아도 좋으니,
네가 먼저 보고 싶다고 이야기 해준다면
나는 날아갈 텐데.

​너는 언제쯤이면 나를 날 수 있게 해줄까.

​- 책 중에서




​ 어제 짧게 내렸던 눈이 하루만에 다 녹아 자취를 감췄다. 틀림없이 이번 계절의 마지막 눈이었을 것이다. 바야흐로 봄이 왔다.
이제 많은 연인들이 벚꽃나무 아래에서 첫눈에 반하고, 마음을 고백하고, 사랑을 속삭일 것이다. 봄은 많은 이들에게 참 행복하고 아름다운 계절이다. 하지만 나는 이 계절에 대한 감흥이 좀 다르다. 나는 벚꽃이 채 다 떨어지기도 전에 이별을 겪었다. 벚꽃들은 눈치없게도 찬란했지만, 슬픔에 젖은 내게는 그저 쓸쓸해 보일 뿐이었다.

 누구에게나 이런 계절이 있을 것이다. 내 일부와도 같은 누군가를 잃고 난 후, 우리는 겉보기와는 전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하루하루에서 온갖 변화를 찾아낸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을 뒤적이고, 그 사람 없이 바뀌어가는 계절을 지켜보기도 한다.
 그렇게 눈여겨 본 계절은 너무나도 쓸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찬란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닫는다. 시간이 지나서도 그 계절이 다시 찾아오면 우리는 추억 속에 묻혀있던 누군가를 회상한다.

 모든 이별한 이들은 감성이 예민해져서 주변 사물에서, 공간에서, 계절에서 떠난 이를 찾아낸다. 하지만 이도 잠시 뿐,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 익숙해지고 나면 다시 일상에 젖어들고 만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 때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기울여 그 느낌을 글로 재현해낸다. 그는 길에서, 비에서, 사과에서, 심지어는 대패삽겹살 ( 나라면 당장 5분 전에 이별을 겪었더라도 대패삼겹살을 해치우는 것 외의 다른 생각은 전혀 못했을 것이다. ) 에서도 지나간 사랑을 찾아낸다.

 그래서 그의 글은 특별하다.
장담컨대 한 번이라도 이별을 겪어본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 한동안 놓지 못할 것이다. 지나간 어느 계절에 누군가를 잃어보았고, 그 계절이 올 때마다 다시 그를 떠올려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서 자신의 계절을 찾아낼 것이다.
 
첫사랑1.PNG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
 
저 자 : 석 류, 오령경​
정 가 :13,000원


​유려한 글과
감각적인 그림에 눈길이 가는 책.
두고두고 책장 한 켠에 놓아두었다가,
감성이 메말라가는 것 같을 때
열어서 축여주고 싶다. 


[명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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