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문라이트- "어쩌면 살아간다는건 외로움을 견디는 일일지도 몰라" [문화전반]

영화 문라이트-달빛 아래 우리들은 모두 푸르렀다.
글 입력 2017.03.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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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아래 그의 삶은 평등했다. 달빛이 그에게로 와 비추었을 때, 그는 모두와 같이 푸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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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라이트는 한 흑인의 성장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가 끝났을 때 나는 엔딩크레딧이 끝날 때 까지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블랙판 보이후드라고도 불리는 이 영화는 흑인의 성장기를 i.리틀, ii.샤이론, iii.블랙으로 나누어 세명의 배역으로 보여주지만 한명이 한것 만큼의 놀라운 일체감을 주었다.
그들의 섬세한 감정연기 덕분인 것 같았다. 
어쩌면 그 말 없는 샤이론의 표정연기가 나를 짓눌렀고 내가 그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하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개봉 전부터 문라이트는 브래드피트 제작사가 제작을 전격으로 지원했다는 점에서도 화제거리가 되었었다.
그리고 아카데미시상식 이전에 각 여러 영화제에서 157개의 상을 휩쓸며 관심을 끌었고, 곧 이어 열린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최우수작품상까지 수상하고 만다.
소외 된 한 소년의 어쩌면 허락되지 못한 사랑 그리고 성장이야기.
그 이야기는 마치 한 사람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줄거리(스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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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리틀

리틀은 샤이론의 어렸을 적 별명이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샤이론은 체격이 작아 리틀로 불렸다. 또래 아이들에게 소외당해 자주 괴롭힘, 놀림 등을 당했고 어느 날은 괴롭히는 아이들로 부터 도망치다가 어느 한 빈 집에 숨어있게 된다. 그길로 샤이론은 마약거래상 "후안"을 만나고, 후안은 샤이론에게서 자기의 어렸을 적 모습을 본건지 그날부터 샤이론을 챙기기 시작했고 아빠가 없던 샤이론도 점차 마음을 열고 후안과 후안의 여자친구를 마치 가족처럼 여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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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샤이론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여전히 샤이론은 아이들 내에서 소외를 느낀다. 여전히 괴롭힌다. 그 사이 자신의 아빠같던 후안 또한 이 세상에 없다. 샤이론의 친 엄마 또한 점점 마약에 찌들어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가 되었고, 샤이론은 더이상 의지할 사람이 없어진다. 그래도 어렸을 적 부터 자신을 친구로 생각해 주던 "케빈"이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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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은 어느날 지나가는 말로 그가 그의 여자친구와의 일탈얘기를 샤이론에게 던졌다. 그날부터 샤이론은 "일탈"이라는 것에 혼란스러워하며 케빈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이내 이것은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한다. 근처 모래사장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순간적으로 어떠한 감정에 이끌리게 되고 그날부터 그들은 서로를 이끌려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샤이론을 괴롭히는 아이들은 가만있지 않았고, 케빈을 협박해 케빈의 손으로 샤이론을 구타하게 만든다. 이로서 자신의 유일했던 사랑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느끼니 어떤것에도 분노하고, 반응하지 않았던 샤이론은 터지고 만다. 케빈을 협박해 자신을 구타당하게 만든 그 아이를 한방 먹여주고 그대로 경찰차로 연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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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블랙

(케빈은 항상 샤이론을 블랙이라고 불렀다.) 샤이론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 없고 꼭 마치 후안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아마 십년가까이 지나고 나서를 보여준 것 같은데, 그사이 샤이론은 많이 변했다. 말라비틀어질것같던 그 외소한 몸은 이제 없다. 근육질의 몸, 귀걸이, 금니로 치장한 모습, 마약거래를 하는 샤이론의 모습은 꼭 후안같다.

그러던 중 잊고 지냈던 케빈에게 연락이 온다. 당황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샤이론에게 그 표정이 얼굴에 전부 나타났다. 결국 그 둘은 만나게 됐고, 달라진 샤이론을 보며 케빈은 처음에 알아보지도 못했다. 왜 이렇게 변한거냐고 말했지만 아마 그도 알것이다. 그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단 것을. 샤이론은 아직도 케빈을 잊지 못했다.

가정도 꾸려 아빠가 된 케빈에게 샤이론은 말한다. 그 때 이후로 날 만진 사람은 없었다고. 
가만히 서있던 케빈. 이내 둘은 마주보고 슬며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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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양된 행동들은 없었다. 놀라울 만큼 담담하고 차분했다. 그런데도 보는 관객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유난히도 배우들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로서 그들이 내는 숨소리, 눈빛, 표정 들이 투명하게 다가왔다. 그토록 힘든 삶이었을 텐데 너무나 담담하게 그 인생을 죽지못해 살아가는 샤이론이 안타깝기도, 또 대견하기도 했다.

내가 다가가 안아주고 싶었다.
어쩌면 산다는 것이 외로움을 견디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한없이 고독하고 외롭고 공허함을 느낀다. 그들이 마주하는 그 삶 속에서 늘 행복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 느낌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그렇기에 샤이론의 삶에 가슴아픔을 느끼고, 누구나 겪을 사랑이란 감정에 공감하고 쓰다듬어 주고 싶은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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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작될때부터 끝날때까지 모두 흑인이다. 그러나 당연한 것이다. 
흑인이어서가 아니라 그 이전에 모두 똑같은 사람이니까.

달빛아래에서는 모두가 푸르렀다.


[정보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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