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記

#09
글 입력 2017.03.0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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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大學 
: 고등 교육을 베푸는 교육 기관.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 이론과 응용 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한다.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이와 동등한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사람이 입학하며
수업 연한은 2년에서 6년 까지이다.



#대학과 그림 더불어 창작


 우리나라, 즉 대한민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에 대한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나 대학에 가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하층에 머물 것이라는 걱정과 우려가 있어 (실제로도 그런 차별이 존재한다.) 대학 진학이 당연시 된다. 대학 진학을 한다고 해서 걱정이 끝은 아니다.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심화하여 배우는 곳이 대학의 존재 이유이지만. 실제로는? 취직, 즉 극단적으로는 미래 생존을 위해 '돈벌이'가 되는 과를 가기를 바라며 대다수가 그 부분을 고려하여 자신의 적성과 다르게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배우고 싶었던 것, 준비한 것은 서양화과 였으나 실제로는 '돈'을 벌 수 있는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하여 졸업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늘 이야기는 다분히 개인적이며 창작자가 되기 위해 꼭 어떤 과를 가야한다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대학을 시각디자인과로 진학했지만 그 때나 이전이나 현재나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같았고 현재는 나름대로 '작가'라고 불리며 물밑이긴 하지만 그림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림을 그리기는 어릴 적부터 그렸지만, 제대로 된 '이론적인' 그림을 배운 것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미술학원을 다니면서부터 였다. 그전까지 끼적거리던 그림들은 다른 다양한 그림을 보고 그린 그림. 즉 설계도면 없이 지은 집 같았다면. 학원을 다닌 후에는 제대로 된 설계도면을 그리고 차곡차곡 쌓아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학원 등록을 하며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다고는 하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야에 대해 깊이 아는 사람이 없었고. 어영부영 '서양화과'에 가면 해결이 된다는 말에 그런 줄 알고서 묵묵히 3년을 쏟아부었다. 3년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만화 쪽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학원 내 애니메이션 반에서 지내다 결국 다시 내려오라는 말에 서양화반으로 귀환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공부에 신경 써 그 당시 한창 '입학사정관제'가 시행된 초기여서 'ㅅ' 대학교에 원서까지 넣었었다. 하지만 집안의 복잡한 사정에 내 정신적인 문제가 더해져 (이 당시엔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우울증이 심해 거식증까지 합해져 힘들었었다. 하지만 집에서 정신병자나 가는 곳이라며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해서 심화되었었다. 여전하시지만.) 고3, 시험을 보러 가지 않았다. 비행기 예매 (제주도이었기에) 를 하지 않았으면서 거짓말로 했다고 하고 시험까지 팽개쳐버렸다. 그리고 학창시절 내내 타인의 말에 순종하던 내가 폭발해 마음대로 도내 시각디자인과에 지원을 하고 합격했다. 

 시각디자인과를 선택한 건 우선 '일러스트레이터' 수업이 있었다. 실제로는 어도비 사에서 나온 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한 수업이었지만. 그래도 '미술'이라는 큰 맥락에서 나온 디자인 수업도 맞아 나쁘지 않게 다녔었다. 다만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마야, 에펙 등 프로그램만 다루는 건 큰 스트레스 였다. 내가 원한 건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꾸준히 매일 그림을 그렸다. 그러다 중간에 1년 휴학을 했다. 교수님들의 내 그림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참기 힘들었던 것도 큰 이유였다. '취직'과 '돈'을 위해서는 그런 누구나 그릴 그림으로 뭘 하겠냐는 이야기가 주였다. 그래서 1년 휴학한 동안 만화과 수업으로 유명한 'ㅊ'대학교 수시를 혼자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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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ㅊ 대학교 포트폴리오 일부>




#꾸준히 찾아 하기


 미술학원에서는 주로 입시미술을 했고, 입시미술에 대한 관점은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일방향의 똑같은 그림을 그린다는 면에서는 부정적인 부분을 꼬집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덕에 기초적인 부분을 쌓을 수 있었고 이후에 대학을 다니면서는 스스로 그림 자료와 강의 (채색법과 같은)를 찾아 모작이며 연습을 꾸준히 했다. 그 덕분에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고 경쟁률이 쟁쟁했음에도 면접까지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끝은 불합격으로 마무리 지었으나 휴학 한 동안 가장 보람찬 기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만큼 과에 상관없이 무언가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스스로 꾸준히 찾아 이어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항상 외부에서 '그림으로 밥 먹기 얼마나 어려운데, 그냥 취미로 끝내.' 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얘기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해서 했기 때문에 그만한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에서야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서 전시회도 열고 조금씩 누군가가 알아주곤 있지만. 그렇게 '유명'한 것도 아니여서, 이 문제는 내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사는 일이 급급해 회사를 다니고 집에 귀가하면 지쳐서 드러눕고 그저 생각만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고 하고 있기에. 

 이야기가 샜지만 누구든 꿈이 있고 창작자가 되고 싶다면, 꾸준히 찾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주변환경이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은 아니다. 열정이나 재능이 있어도 경제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다거나, 열망은 있지만 생존 해결을 위해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오는 무기력감에 속수무책 휩쓸리거나. 그래도 그 동안 꾸준히 쌓아온 게 단 하루 이틀만에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 꾸준히 하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여전히 그림에 대한 열망, 그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감정을 느끼게 하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다만 사람이기에 살아가야하는 문제가 급급하기에. 무기력감이나 슬럼프가 질기게 쫓아오지만 포기를 하진 않는다. 매일 힘들어도 내일이 오는 것처럼 하루 무너진다고 포기하지는 말자. 꾸준히 뛰는 게 힘들다면 느릿하게 걸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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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HAYANG)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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