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속에서 색이 사라진다면...? 흑백영화의 아름다움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2.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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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색이 사라진다면...?
흑백영화의 아름다움


영화?
영상으로 하는 예술입니다. 

예술의 방식은
의도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영화라는 매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상이고
영상에서 중요한 것은 색과 소리, 구도입니다.
그 중에서 하나인 색이 빠진다면...?

물론

과거에는 흑백영화 뿐이었습니다.

흑백영화란?

흑백 필름으로 촬영된 영화로
영상에 담긴 모든 색이 무채색에 한정됩니다.
더 많은 영화인들은 많은 감각을 담기 위해,
미적으로 다양함을 위해 컬러필름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

그러니 현재,
색이 없다는 것은 일종의 한 도전에 속합니다.

그리고 많은 감독들이 흑백영화를 시도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대표적인 한국 영화 작품으로는
윤동주 시인의 일생을 다룬
영화 '동주'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동주.jpg
(영화 '동주'의 스틸컷) 


컬러필름이 가득한 시대에
흑백필름을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느낌, 그 시대의 분위기 등을 위한 시도입니다.
과거 시대적, 우울한 분위기를 내는
장치로 영화에서 활용되는 것입니다.
 
또 흑백 필름을 사용하면서 어떠한 새로운 프레임을 활용, 
다른 세계의 이야기, 현실과 다른 이야기임을 보여줘 
현 사회를 보여주는 것으로 활용됩니다.

그만큼 현재에도 흑백 영화에 대한 시도, 관심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흑백영화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게 한 영화는
한국에서 2014년에 개봉한 '프란시스 하(Frances Ha)'입니다.

영화 '프란시스 하'는 
뉴욕에서의 보통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프란시스 하4.jpg
 

그리고 흑백영화입니다.

색감으로 유명한 영화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제작진이
제작했다는 것과 다르게 이 영화는 색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둡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짝이는 영화였습니다.
어느새 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영화 속에 색을 입히고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상상하는 그 색을 말이죠.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영화의 스포가 있습니다.)

-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둘도 없는 친구 소피와 살고 있는 
27살 뉴요커 프란시스. 
 무용수로 성공해 뉴욕을 접수하겠다는 거창한 꿈을 꾸지만 
현실은 몇 년째 평범한 연습생 신세일 뿐이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애인과 헤어지고
믿었던 소피마저 독립을 선언하자 
그녀의 일상은 꼬이기 시작한다. 
 직업도, 사랑도, 우정도 무엇 하나 쉽지 않은 
그녀는 과연 당당하게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가장 보통의 뉴욕에서 만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네이버 영화'프란시스 하' 줄거리)

-

이 영화 속에는 영웅도
비범한 주인공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평범한 아니,
조금은 삶에 치여 힘든 여자 주인공 뿐입니다.
제 3자의 시선에서 보면 27살, 내일 모레 서른이 될 그녀는
철이 덜 든 여자일 뿐입니다.
솔직한 언변에 가끔은 무례하게 행동하기도 하죠.
자신의 앞가림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계속 보다보면 왜 애정이 갈까요?

왜 그렇게 그런 그녀에게 정이 가는 이유는
그녀가 가진 빛깔 때문입니다.

그녀가 빛을 내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반대로 그녀가 빛나는 이유는 같습니다.

'꿈을 좇고 있다는 것'

꿈을 좇는 그녀는 무모해보일 정도입니다.
자기의 앞가림도 못하고, 친구와의 관계 역시 힘이 듭니다.
친한 친구 '소피'와의 인연을 이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그녀와 같이 한 꿈이 한 몫하지 않나 싶습니다.

-

프란시스는 소피에게 말하죠.

"우리 얘기 해줘."

"또? 좋아, 프란시스 우린 세계를 정복할거야."

"넌 출판계에서 먹어주는 거물이 되고,"

"넌 완전 유명한 현대무용수가 되고 난 너에 대한 비싼 책을 낼 거야"


프란시스 하6.jpg
 
-

그녀는 친구 '소피'에게 집착아닌 집착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자신의 꿈과 같이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더 서운하고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그런 관계가 무너지는 것이 두렵고 서글픕니다.
이런 마음, 한 번쯤은 느껴본 적 있지 않나요?
우정으로서 친한 친구에 대한 애정 말이죠.


프란시스 하2.jpg
 

그리고 그러한 마음은
관계를 망치기도 하죠.
소피와 프란시스의 관계는 무너졌다가 다시 세워집니다.
조금은 달라진 관계로 완성됩니다.

프란시스가 바라왔던 이상의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프란시스 하.jpg
 
-

그리고 프란시스는 또 다른 꿈...
"무용수"라는 꿈에 힘이 듭니다.

무용의 길은 힘들고 어렵습니다.
자신의 재능과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과 운, 모두가 필요하죠.
프란시스는 계속 도전하지만 고전합니다.

마치.... 우리처럼요.
꿈의 크기가 어떻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루고 싶다는 그 경렬한 갈망은 누구나 같습니다.
그렇지만 꿈은 쉽게 자신을 건네지 않습니다.
이상적인 희망은 이상일 뿐이라고 남기 마련입니다.
꿈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우리 보통들의 삶일테니까요.

프란시스는 자신의 꿈이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에...
그녀는 그 꿈을 쉽게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극단장에게 들은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말,
27살의 프란시스는 집이 없어 떠돌아 다니며 생활을 합니다.
그래서 그 말을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꿈을.


프란시스 하7.jpg
 

프란시스는 포기하는 것이 무서워 자꾸 피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새로운 길을 가게 됩니다.

무용수는 아니지만 안무가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되지만 그녀는 행복합니다.
그녀의 재능은 안무가로서 보였기 때문입니다.

무용수라는 그 꿈을 이뤄내고 싶었지만 그녀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합니다.
현실적인 그녀의 모습이자 보통들의 모습입니다.
그 대신 그녀는 다른 길을 또 열심히 걷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 장면.

이 영화의 제목이 왜 '프란시스 하'인지 알려주는 장면.

그 장면이 있어서 이 영화는 완성됩니다.

프란시스는 현실을 살아가는 보통이고, 삶의 공간이 필요한 인물입니다.
그 인물은 삶의 공간이 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 영화는 그녀의 집이 어디인가에 따라서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그녀가 어디서 살아가고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입니다.

'소피와 우정의 공간이었던 집'
'레브와 벤지의 집, 부자친구들의 집'
'부모님의 집'
'무용가 친구의 집'
'파리의 작은 아파트에서의 이틀'
'자신이 졸업한 대학교의 기숙사'

그리고 

'자신의 집'

이렇듯 삶의 공간을 오롯하게 얻는 것은 
자신의 독자적 자아를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녀의 공간은 수차례 변화합니다.
이것은 끊임없이 바람에 스치는 삶에 치이는 
청춘들의 모습, 보통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자신의 아파트 호수 앞에 넣으며
영화의 엔딩이 마무리됩니다.

-

이 영화는 흑백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반짝거리는 색감을 보여줍니다.
앞서 말했듯이 흑백영화는 다양한 시도의 결과물입니다.
영화 '프란시스 하' 역시 다양한 시도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흑백 영화가 아니었다면...?
그냥 다른 영화들과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과거의 시대를, 제 3의 사회를, 마냥 우울함을  보여주기 위한 흑백필름이 아니라 
보통의 색이자 모든 색의 기본이 되는 색, 무채색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흑백필름이었습니다.

=

영화의 색이 사라진다면....?

그조차도 아름답다.




고혜원.jpg


[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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