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비움의 미학 : 미니멀라이프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2.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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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멀리즘.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으로 정의된다. 또한 영어에서 '최소한도의, 최소의, 극미의'라는 뜻의 '미니멀(minimal)'과 '주의'라는 뜻의 '이즘(ism)'을 결합한 의미이기도 하다. 내가 미니멀리즘을 처음 접한 것은 코엑스에서였다. 미니멀리즘 요소가 가미된 인테리어로 둘러싸여진 그 공간은 내게 참 낯설었다. 뭔가 텅 비어있는 듯한 느낌, 단순하고 절제된 구조, 차분하고 심지어 차가워보이기까지 하는 색감과 소재로 이루어진 그곳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정표였다. 미니멀리즘이랍시고 알아볼 수도 없게끔 작게 쓰여진 그 글씨들을 보며 나는 '미니멀리즘은 나와 맞지 않아.'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뒤, 나는 미니멀리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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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멀리즘을 삶의 일부로 차용하는 방식인 <미니멀라이프>에 푹 빠지게 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항상 지저분하고 난잡하게 어질러놓는 것이 주특기였던 나에게 무언가를 버리고 정리하고 비우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비움의 미학이 잘 드러나는 라이프 스타일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미니멀라이프를 검색하면 죄다 위에서 보이는 어딘가 공허해보이는 사진밖에 나오지 않는다.  처음엔 뭔가 없어보인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때는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매력을 잘 몰랐을 때였기 때문에 그랬다. 점차 미니멀라이프에 눈이 뜨인 이후부터는 그 간결함이 그토록 아름다워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방에서 치워야 할것들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고, 어떤식으로 가구 배치를 해야 더욱더 간결하게 보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어떤 색들끼리 만나야 더 조화롭고 넓어 보일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전의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들을 -그것도 방을 바라보면서- 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빠른 시일내에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점점 바뀌어 가는 나의 방을 보며 희열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관심은 내 방에서부터 점점 커지기 시작하면서 집 전체로 바뀌었다. 미니멀라이프에 관련된 책과 블로그들을 찾고있었고, 그 긴 줄글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마음 속에 새기기 시작했고, 작게나마 실천하기 시작했다. 실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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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씩 차곡차곡 정리되어져가고 버려져가는 물건들을 보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 뿐만 아니라 나의 삶도 미니멀해질 수는 없는걸까?'라는 생각을 말이다. 헝클어진 인간관계, 쓸데없이 난잡해진 머릿속 생각들, 떠올리면 피곤한 하루 일과 등등. 내 일상에서도 미니멀라이프를 적용시키면 삶이 더욱더 아름다워지고 풍요로워지고, 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에 시간을 쏟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버리면 끝나버리는 방청소와는 달리, 나의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필요없는 것들은 버리고 싶다고 쉽게 버려지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관계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여 그들과의 인연을 모두 끊어버리면, 결국 나는 언젠간 또 다시 외로움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빠지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제외한 많은 잔가지들을 쳐내고자 노력했다. 또한 잡생각으로 채워진 머릿속을 깨끗이 비우기 위해서 명상을 즐기거나, 티타임을 자주 갖거나, 취미 생활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식물을 키우거나 하는 등의 심신에 평온을 가져다 주는 행동들을 많이 했다. 그리고 떠올리기만 해도 피곤한 하루 일과는 스케쥴러로 적절히 관리하면서 내가 이행할 수 있는 선에서 하루를 꾸려나가려고 노력했다. 내가 무리할 것 같으면 과감히 일정을 삭제하고, 노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지 않으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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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멀리즘이 삶에 투영된 미니멀라이프를 내 삶에 본격적으로 가져오기 시작한 뒤부터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더 쉽고 빠르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냥 점점 비워져 가는 옷장과 방을 보면서도 행복하고, 어디에 어느 물건이 있었는지 확실히 기억날 때에도 행복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가지런한 이불 속에 들어가면서도 행복하고- 일상이 행복의 연속이었다. 조금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단지 기분 뿐만이라도 괜찮았다. 점점 더 삶이 다채로워지는 것만 같았다. 어떤 물건을 살 때 그 물건이 들어있는 케이스가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던 내가 버림의 참맛을 알고나니 주체할 수가 없었다. 뜬금없이 길을 가다 서점에 들러 여러 미니멀리스트들이 쓴 책을 읽곤 했다. 그들의 삶을 본받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서도 나다운 심플함을 추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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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날 때마다 내가 서점에서 한 줄 두 줄씩 읽었던 책이다. 그들은 각자 다른 미니멀라이프를 살고 있었지만, 결국 추구하는 것은 똑같았다. 심플함, 편리함, 편안함. 안정적인 집에서 건강한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요즘 시대의 미니멀리스트들. 집은 공허해보이지만 사람은 꽉 차게 되는 신비한 마법같은 일이 당신의 일상에도 찾아오길 바란다면, 지금 이 순간. 미니멀라이프를 살아보자.
 
 
[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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