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심청의 내면을 들여다보다 - 연극 심청
글 입력 2017.02.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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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파고들면 '어떻게 살 것인가'의 답이 보인다
색동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입고있는 강렬한 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처음에 포스터를 보고 내가 알던 '심청'의 이미지와는 확실히 달랐다. 이강백 작가의 '심청'은 심청이가 되야 했던 수 많은 처녀들중 '간난'의 이야기를 다뤘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심청전'은 아니다. '심청전'은 '효'가 중심이 된 이야기지만 '심청'은 '죽음'이란 소재가 이야기를 이끈다.
아마도 연극 '심청'의 스토리에 대해 기존 '심청전'의 '새로운 재해석'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심청전'에서도 죽음은 심청이와 심봉사의 이야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깔려있었다. '죽음'이라는 배경이 있었기에 '효'라는 주된 소재가 부각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어릴 적 '심청전'을 읽으면서도 '심청이가 죽는 것이 진정하 효도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우리 아빠라면 내가 아빠를 위해 죽음을 내놓는 선택을 바라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연극 '심청'은 기존 심청전에 없었던 소재를 끌고 온 연극이 아니라 중심 소재가 '죽음'으로 옮겨간 연극이다.시놉시스
일평생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온선주는 해마다 어린 처녀들을 제물로 바쳐왔다.어느덧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나이가 된 선주.마지막 제물이 될 간난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사왔지만그녀는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틴다.
지극정성 간난을 보좌하지만 소용없는 일.
설상가상, 세 아들은 간난을 설득하는자식에게 선주 자리를 맡기라 한다.
간난이 가엾어진 선주는 결국,
그녀를 도망시킬 궁리를 하는데…인간은 평생을 걸쳐서 '죽음'에 대해 고뇌한다. 그러나 막상 죽음이 눈앞에 닥치면 생각해왔던대로 죽음을 잘 맞이하지 못한다. 오히려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고 피하려 하고 어떻게든 삶의 방도를 찾아내려고 할 것 이다. 그러나 이런 인간의 모습이 자연스러워보이고 심지어는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죽음 앞에서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될때 비로소 살아왔던 날들이 빛나게 되는 것 같다.
연극 '심청'은 죽음이 다가 온 순간에서 두 주인공들의 죽음에 대한 자세를 리드미컬한 음악과 함께 풀어나가고 있다. '죽음'이라는 소재와 '음악'의 만남이 어떨지 기대가 된다."죽음을 목전에 둔 노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군더더기 없이 말끔하고 정제된 구성을 보여주고 있으며무대 역시 정갈하고 깔끔한 형식을 지향하고 있다."(한국연극/2016. 6월호, 평론가 김태희)처녀와 노인. 서로 다른 인생의 시간 속에서 두 주인공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는 어떻게 다를지 아니면 같을지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공연정보※공연기간 : 2017. 3. 3(금)~ 3. 19(일)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3시 (월 쉼)
공연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러닝타임 : 110분
제작 : 극단 떼아뜨르 봄날
관람연령 : 만13세 이상[이정숙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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