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NT Live 프랑켄슈타인을 보다 [공연예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 안 되는 이유
글 입력 2017.02.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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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작가 메리 셸 리가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연극,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올라왔다.
 몇 년 전, 조광화 연출의 연극 <프랑켄슈타인>은 본 적 있었지만, 베네딕트 컴버비치의 <프랑켄슈타인>은 보지 못하였기에 이번 국립극장 NT라이브를 통해 작품을 보았다.

그 동안 NT라이브의 공연들은 대게 작품의 질이 좋았기에 이번 작품도 나름 기대를 하고 보았던 것 같다. 역시나 공연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스케일이었다. 매번 NT공연을 보면서 저게 어떻게 연극의 규모일까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연극 공연의 규모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생각이겠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의 경우 연출적인 것이나 외양적인 것 보다는 작품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풀어낼까 한다.

흔히 우리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 라는 말을 익히 들어왔고,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삶과 과학이 발전할수록 그 말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 이 작품은 1800년대에 쓰인 작품이지만 현대의 오늘날에 미치는 메시지는 그 시절보다 더 크다고 본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연의 섭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사람의 최후는 결코 행복할 수가 없었다. 원작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이 죽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죽을 뻔 하다가 다시금 살아서 결국 피조물과 함께 더 북쪽으로 옮겨 간다.
참으로 무서웠던 점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죽지도 못하고, 다시 피조물과 함께 길을 떠나는 모습 속에서 신의섭리를 건드려 결코 인간은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을 경험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하였다.
죽을 수 있는 것 보다 살아남아서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이 떠나는 마지막 장면은 그런 묵직함을 남겨주었다.
 
공연을 보면서 배우들이 연기가 너무나 좋았다. 특히나 피조물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가 인상 남았다.
작품 프랑켄슈타인에서 매번 주인공 빅터 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피조물인데 역시나 이번 공연에서도 피조물의 연기가 뛰어났다. 처음에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말도 못 하는 그 캐릭터를 배우가 훌륭하게 소화해주었다. 극의 초반에 피조물의 모습이 약 10분가량 보여 지는데 그 때 혼자 힘으로 일어나려고 하는 인간의 모습 속에서 아주 어릴 때 ‘나도 저런 모습이었겠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간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 같아 괜히 뭉클하기도 했다.

초반 말을 할 수 없었기에 표정에서 다 드러내려고 하는 배우의 모습 또한 인상 깊었고, 특히나 말을 하기 버거운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면서 말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침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며 할 말을 잃었던 것 같다.
그만큼 저 배우가 자신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연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새로 태어나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의 원시적인 모습을 드러냈기에...
그의 그러한 연기 때문에 할 말을 잃고 작품에 몰입해 보았던 것 같다.

무대 활용도, 의미있고 상징적인 조명의 사용, 무대 구성 및 디자인,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전달되어서 모든 요소가 균형을 이룬 작품이라 행복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남궁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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