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다르게 들어보기.

글 입력 2017.02.2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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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5번째 운명 교향곡은 모두에게 익숙한 그 소리, 웅장한 “빰빰빰ㅡ빰”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모두에게 익숙한 교향곡의 시작 부분은 “Allegrocon Brio” 즉, 힘차게 빨리 연주하라는 작곡가 베토벤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지휘 자마 다다르게 해석되어 다르게 연주된다. 당장 유튜브에서 두 명의 다른 지휘자의 운명교향곡을 찾아본 뒤 비교해본다면, 지휘자마다 곡의 연주에 있어 차이가 확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천재 뮤지션에서 거장이라 불리우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운명교향곡은 이름에 걸맞는 무게감이 느껴지고 베네수엘라 출신의 젋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의 운명은연주가 훻씬 빠르고 박력있게 느껴진다이처럼 운명 교향곡의 악보는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무한대의 새로운 운명 교향곡이 탄생하는 셈이다. 그러기에 어떠한 예술이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악 도작품에 대한 해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는 셈이다. 

음악을 해석한다는 것은 척 봐도 쉬워 보이는 일은 아니다. 회화처럼 시각적인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연극이나 영화처럼 짜인 구체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음악은 클래식을 넘어 수많은 다른 장르에 가지각색의 다른 음악들이 있다. 그러기에 이를 해석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클래식과 힙합 음악과 같은 음악을 동일한 비교 선상에 놓아 해석하는 것은 각자의 음악적 본질을 퇴색시키는 행위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클래식은 앞서 말했듯 작곡가와 곡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지휘자마다 곡을 다르게 해석하기에 수많은 다른 요소보다도 지휘자가 악보라는 정해진 틀에서 이 곡을 어떠하게 풀어나가는지가 클래식 해석의 키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러나 클래식보다는 대중음악을 더 많이 듣고 접한다. 대중음악은 그 장르가 너무 다양하기에 같은 맥락에서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듣는 모든 대중음악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기술과 테크닉을 중점에 둔다면, 충분히 같은 맥락에서 음악은 해석되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의 측면에서 말하자면 모든 대중음악은 곡이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후 음원화 하기 위해 믹싱과 마스터링 과정을 거친다. 이 믹싱이라는 기술은 사운드 엔지니어가 소리 간의 밸런스를 잡기 위해 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이 믹싱으로 어떻게 음악을 해석할 수 있을까? 발라드를 듣는다면 보컬과 악기에 공간감, 힙합을 듣는다면 비트와 랩의 조화 그리고 락을 듣는다면 각 악기들의 선명함을 중점으로 들어보자. 각각의 악기들이 내는 소리가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지휘한 사운드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곡을 들어보려고 노력한다면, 어떠한 형식이나 장르의 음악이라도 믹싱의 방법에 따라 무리 없이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스터링은 믹싱을 작업 도중 잃어버린 음량과 각 악기 소리의 높낮이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음악의 최종적인 볼륨을 결정하는 이 과정은 소리의 크기로 인해 달라지는 음악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요즈음 대부분의 음악은 “음압 전쟁”이라고 불리는 음악계에 추세 덕분에 음악들의 볼륨이 전체적으로 키워진 채 만들어진다. 2000년도 이전에 나온 음악들과 지금 나오는 음악들을 같은 볼륨에서 듣는다면 마스터링의 차이 덕에 확연 히예전 음악의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는 음량이 큰 곳과 작은 곳의 차이가 적어 짐으로서 음악이라는 시간 예술이 전달하려는 순간의 감정에 큰 손상이 왔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음악의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기술과 테크닉인 믹싱과 마스터링에 더 관심을 가진다면 음악의 형식과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 자체가 주는 감동을 더 잘 해석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작곡가가 담아내려고 한 곡의 감정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배치한 소리들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해석하는 관점은 음악을 듣는 데 있어 새로운 해석의 장을 펼처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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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마스터링 스튜디오의 전경
 

[정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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