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위대한 기록] 기록에 대한 기록을 시작하며

글 입력 2017.02.2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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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위대한 기록 Intro

 
나는 수다쟁이다. 평상시에 즐거운 일, 황당한 일이 생기면 잘 기억해두었다가 모임이 생기면 나가서 꼭 말하는 편이다. 내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다 작고 소소하고 사소한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전달하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책을 내면 어떨까?’ 아마 이런 마음이 ‘독립출판물’의 탄생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나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자신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구를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독립출판물에 대한 작고 위대한 기록을 시작해보려 한다.


 
작고 위대한 기록에 대해


‘작고 위대한 기록’ 에서 ‘작다’ 는 독립출판물의 규모적 측면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소소하고 작은 우리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의미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위대하다’ 는 나처럼 ‘기록을 남겨보면 좋겠다.’ 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독립출판물로서 실제 기록을 남기게 된 작가들의 용기에 대한 찬사이자 인간의 모든 기록들, 그 표현들의 깊은 의미를 표현하고 싶었다. 팝아티스트 Mr. Brainwash의 어록 중에 이런 말이 있다.

ART CANNOT BE CRITICIZED BECAUSE EVERY MISTAKE IS A NEW CREATION
예술은 비판 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실수는 새로운 창조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동의한다.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보다 인간의 모든 실수에 대한 따뜻하고 아름답게 봐주는 그 시선이 좋았다. 독립출판물들을 향한 나의 시선을 대변해주는 말이다.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조금 오류가 있어도 그 모든 기록들을 위대하게 바라보게 된다. 마치 오류마저도 하나의 작품인 것 처럼 말이다. 시작하려는 이 에세이 역시 작지만 위대한 기록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목을 정해보았다.


 
독립출판과의 만남


독립출판물들이 나오기 시작한지 약 10년 정도 지났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아는 사람만 아는 듯한 느낌을 갖고 있다. 이런 독립출판물을 정말 우연한 계기에 접하게 됐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네 연남동에 처음 방문했을 때, 책을 진열해놓은 작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구경했었다. 당시에는 그 책들이 독립출판물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우와~ 이런 소재로도 책을 쓰네. 독특하다.’ 와 가지각색의 디자인을 한 출판물들을 보면서 책의 다양한 형태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 다음 방문 때 마음에 들었던 사진집을 구매하면서 큰 서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출판물들을 파는 작은 가게의 정체가 ‘독립출판 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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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인디북스 서점 ⓒ 헬로인디북스 페이스북

 
그 이후 ‘Unlimited Edition Festival’에 방문해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구경하면서 제 각기 다 다른 소재들과 출판물들에 놀랐다. 상상한 것 보다 작가의 수도 많았으며 출판물 소재 역시 소소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평범하지는 않았다. 이런 개성 강한 독립출판에 관심을 안가질 수 없었다. 주류가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 이곳에서는 시원하게 다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반 출판물처럼 독립출판물도 관련 굿즈(goods)가 다양하고 독특해서 이걸 사 모으는 재미도 한 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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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출판물 관련 스티커와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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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
 


비독서인이 건네는 독서이야기

 
나는 영문학을 전공함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았다. 직사각형의 두툼함에서 오는 두려움이 책을 멀리하게 했다. 열심히 읽어야만 할 것 같았고 책에서 꼭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이런 나의 고정관념을 깨버린 것이 독립출판물이었다. 각기 다양한 모양에 내가 친구들과 공감하고 나 혼자 소소하게 생각한 그 모든 것이 책 안에 담겨져 있었다.
 
독립출판물은 규모상 그리고 특성상 크게 홍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써내려 갈 에세이가 독립출판물의 마케팅 목적은 아니다. 상업성이 없는 출판물을 통해 상업성 마케팅을 하는 것은 모순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독립출판물의 매력에 빠지는 독자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이다. 혼자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 ‘이런 생각은 나만 하겠지?’ 했던 것들, ‘내 생각은 정말 말도 안돼.’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출판되는 것을 보며 독자의 입장에서 공감 요소를 적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에세이를 통해 책을 잘 읽지 않았던 내가 독립출판물을 통해서 손에 책을 쥐게 된 이야기를 건네다 보면 또 다른 사람도 손에 책을 쥐게 되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해본다.
 
 
※ ‘작고 위대한 기록’은 독립출판물에 대한 정보와 독립출판물 리뷰로 번갈아 연재 됩니다※


[이정숙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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