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medianeras,2011)

글 입력 2017.02.17 01:1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영화의 원제는 Medianeras. 측벽이라는 뜻이다.

진정한 연인을 찾아가는 여자의 이야기와 남자의 이야기가 개별적으로 교차 반복되며 서술하며, 이 영화속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두 주인공의 독백이다 

두 주인공은 도시에 대하여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이 도시가(그러니까, 부에노스아이레스) 단절적이고 불안하고, 우울하다는 것이다.

그 독백들이 나는 참 좋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이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잘 빠진 수필을 읽는 것 같다. 대부분의 한국영화에서 보이는 억지의 서사가 아니라 그냥 사는 사람 이야기, 근데 그냥 사람이 아니라 통찰력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그냥 마음 잘 통하는 친구이야기 듣는 마냥 좋다. 

간간히 녹아들어간 음악들과 부에노스 아이레스 도시 풍경도 이 영화에서는 이질적이고 분열되있다고 표현하기 위해 수 많은 장면들을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 역설적인 것은 그들이 매섭게 비판한 그 풍경들이 나에게는 이국적이고 매력적이였다는 것, 아래의 스틸 샷마저 나에겐 매혹적이게 느꼈다는것.


1.JPG
 

*

첫부분에 그의 신경질적인 부분을 치료하는데 있어 치료사는 취미로 사진 찍기를 권했다는데, 사진찍는 행위에 대한 그의 해석이 참 좋다.
'My psychiatrist developed a strategy to help me overcome my fear of the city: photography. 
A way to rediscover the city and people
A search for beauty where it's not apparent
Observing is being and not being, or being in another way'

*

영화의 중간부분에서 나오는 벽을 뚫고 나오는 잡초들에 대한 얘기 또한 인상적이다.


2.JPG
 

'They sprout out of the cement,growing where they shouldn't. Rising up patiently with exemplary will and dignity. Without lineage, wild, unclassifiable by botanists. A strange, rampant, absurd beauty. They adorn the greyest of corners, don't own anything and nothing can stop them. A metaphor for uncontrollable life that paradoxically forces me to face my weakness.'

*

이 영화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는 아마 [primavera al fin (마침내 봄)] 이라는 글자가 보여지는 씬에서 부터일 것이다. 이 이후 여자는 나레이션으로 측벽이 빌딩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이라며 이젠 상업적으로까지 변질한 상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차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주는 이러한 대사들이 너무나 보석 같다. 이 영화에서 얘기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대한 단상은 곧장 서울에 대입하기 매우 쉽다. 이는 전세계의 도시라면 다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측벽이라는 것은 당장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도시가 생기면서 나타난 대거 주거시설 공급에 대한 맹점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인데, 이 글을 읽고 흥미가 생기신 분들은 꼭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어 해석을 매끄럽게 하지 못해 원본 그대로 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


4.JPG
 

[박수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2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