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동이'_무당의 삶, 인간의 삶

글 입력 2017.02.1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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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 속에서 한 무당이 나타난다. 손을 바르르 떨면서 신과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고 암전된다. 그렇게 운명에 이끌려 무당이 된 동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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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이미지 속의 무당은 방을 가득 둘러싸고 있는 화려한 그림들과 먹을 것이 잔뜩 놓인 제사상, 휘황찬란한 원색의 옷을 입은 모습이 떠올랐다.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엑소시스트>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면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무서운 목소리로 호통 치고 한 편에서는 사람들이 울고 실신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짜고 찍는 건가 싶으면서도 그렇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생생해서 더욱 흥미가 있었다. 드라마 <오나의귀신님>에서는 무당 아줌마가 너무나 익살스럽게 귀신과 티격태격하는 느낌이라서 친근하게 다가오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이 그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한 이미지일 뿐, 사실 무당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를 소재로 한 이번 연극에 더욱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혹시나 연극이 전하려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혹은 왜곡해서 이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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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연극은 무당을 소재로 여느 우리와 다름없는 한 개인의 삶을 다루고 있었다. 우리가 한 편으로 신기하게, 무섭게, 이상하게 보기도 하는 무당들도 결국은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들도 무당이기 이전에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무당의 길로 들어선 그들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그 자체도 어찌 보면 특별한 것이고, 그런 자신의 능력을 통해 세상의 다른 사람들을 더 도울 수 있기도 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살지 못한다는 슬픔이 더욱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모진 운명에도 결국 삶을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말하는 동이가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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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통하고 가슴 미어지는 주요 내용 외에도 다른 무당들의 삶의 내용이 나와 볼거리를 더했다. 그들이 어떻게 서로의 즐거움을 나누고 아픔을 어루만져주면서, 함께 뒤엉켜 살아가는 지도 다루는 것이다. 그들이 춤을 추며 장기를 뽐내고, 서로 노닥거리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마음 놓고 잠시 웃고 갈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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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볼거리도 감상할 수 있었다. 사실상 굿판을 실제로 볼 일이 없기에 어떤 식으로 굿이 진행되는지, 굿판의 풍경이나 분위기는 어떤지 잘 알 지 못했다. 그러나 연극을 보면서 온갖 신들이 그려져 있는 화려한 그림이나, 갖가지 음식이 놓인 제사상, 말로만 듣던 작두 등을 볼 수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신내림을 받기 위해 힘껏 뛰는 모습이나 힘차게 기합을 넣는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인도 굉장히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모든 것이 새로웠고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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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굿이라고 하니까 연극하다가 중간에 무슨 일이라도 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실제 굿판 같은 느낌이라 배우 분들이 열정적으로 연기하다가 실제로 갑자기 접신한다든지 하는 일이 생길까 쓸데없이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무사히 연극이 끝나서 약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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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oogle)


[이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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