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바야흐로 일본 가정식 열풍의 시대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2.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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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일본 가정식 열풍의 시대이다. 요새 핫하다는 연남동, 망원동, 그리고 이미 '핫했던' 곳인 서촌과 홍대 등 각지에서 일본 가정식 집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구글에 '일본 가정식'을 검색하기만 해도 맛집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링크가 가장 먼저 뜬다. 그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일본 가정식집을 방문했으며 그 기록이 쌓였다는 증거일 것이다.우리가 일본 가정식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꽤 유명하다던 대학로의 '호호식당'을 찾아 웨이팅을 하며 들었던 생각이다. 무엇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일본 가정식에 빠지게 만들었을까?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음식 자체가 주는 친근함과 군더더기없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식은 우리 나라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정갈한 한 상 차림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일식 특유의 다소 달달하고 짭짤한 간은 사람들의 입맛을 돋구어 주는 데에도 제격이다.일본 가정식의 또 다른 장점은 언뜻 익숙해 보이는 메뉴들이지만 이국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보카도낫또동이나 스끼야키같은 메뉴들은 한국의 덮밥이나 샤브샤브와 비슷해 보이지만 작은 재료부터 맛까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새로운 맛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일본 가정식의 또 다른 특징은 한 사람이 먹을 만큼만 완벽히 분리되어 나온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일본 가정식 식당은 트레이에 밥과 주 메뉴, 그리고 반찬들을 담아 내오는데 이는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을 나누어 먹는 문화와는 상반된다. 개인주의적인 일본의 분위기가 한국에도 옮아오고 있다는 것의 증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이제 일본 가정식은 한국에서 하나의 음식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꽤나 입소문을 탄 가정식 집이라면 평일 이른 저녁에도 웨이팅은 기본이다. 게다가 이러한 많은 가게들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젊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는 점 또한 가정식 열풍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얼마 전 방문했던 호호식당의 강점은 한옥 공간을 개조하여 일본 가정식 가게로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음식은 일본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데에 비해 한옥 공간에 앉아있다는 사실이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또한 한옥의 마당 공간을 살려 옛 주택에서 밥을 먹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이처럼 우후죽순 생겨나는 일본 가정식 가게들 중에서도 물론 그 유명세에 비해 실망스러운 곳도 있기 마련이다. 또한 많은 가게들이 다소 비싼 가격에 비해 양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또한 알아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발걸음이 일본 가정식 가게를 향해 가는 것은, 따뜻한 한 끼의 밥을 따뜻하게 꾸며진 공간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이영서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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