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피아니스트 임현정 리사이틀 리뷰

글 입력 2017.02.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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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피아니스트 임현정 리사이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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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을 늦어버렸다. 2월 4일 토요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을 관람하러 가는 길, 시간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지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그녀의 첫 연주는 공연장 밖 대기실의 모니터 화면으로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에 대해 많이 아는 바가 없는 상황이었다. 프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찾아보았던 인터넷 기사 몇 개와 동영상 2,3편을 시청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화면으로 그녀의 연주를 보게 된 순간 엄청난 속도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열정적으로 또한 섬세하게 연주하는 모습과 아름다운 선율이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왔던 터라 무엇을 연주하는지도 잊어버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는 첫 순간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작품은 슈만의 사육제였다. 다음 작품인 ‘브람스의 8개의 소품’을 연주하기 전 막간의 시간에 공연장에 들어섰다. 아트인사이트 덕분에 정말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되었고 드디어 그녀가 무대 위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한 마디를 연주하자 밖에서 듣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울림으로 음표 하나하나가 귀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너무 오랜만에 공연장에서 연주를 관람하게 되어 느껴지는 감동이 있었던 것 같다. 8개의 소품을 연주하는 동안 각각 다른 개성을 뽐내지만 또 그것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하나로 묶이게 되는 소품곡의 특성을 정말 잘 살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곡 한 곡이 크게 길지 않았기에 두 번째 작품도 금방 휙하고 지나갔다.
 
20분간의 인터미션이 끝나고 가장 먼저 연주한 곡은 라벨의 ‘거울’이라는 작품이었다. 그녀의 인터뷰에서 요즘 몰두하고 있는 작곡가가 라벨이라고 한 것을 보았고, 연주할 작품은 내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작곡가의 작품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다. 그녀는 흡입력이 정말 대단한 연주자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몰입으로 연주를 감상하게 되었는데, 다른 피아니스트들에 비해 좀 더 활력이 넘치고 확실히 그녀만의 감성과 개성이 많이 드러나 보였다. 그동안 들어왔던 라벨의 ‘거울’과는 조금 다른,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으로 연주를 하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이 역시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듣는 사람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연주였다.
 
마지막 곡은 프랑크의 ‘전주곡과 코랄, 푸가’였다. 사실 마지막 곡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사실 그 이유는 그 곡 이후에 펼쳐졌던 앵콜의 향연 때문이었다. 열정적인 연주를 마친 그녀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그리고 쏟아진 앵콜 세례에 그녀는 무려 6곡이나 연주를 보여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아리랑’을 그녀만의 감성으로 편곡한 것이었는데, 프랑스에서 유학을 해서 그런지 프랑스 인상파의 느낌 특히 라벨의 곡 스타일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상당히 매력적인 편곡이었고 피날레 전의 아리랑 선율 연주는 모든 이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힘 있고 열정적인 터치는 발렌티나 리시차나 손열음을 떠오르게 했지만, 곡의 해석과 감성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임현정’만의 것이 있음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감상을 통해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어린 나이 외국으로 유학을 가며 인내와 색다른 문화적 체험 속에서 길러왔을 그녀만의 음악세계는 그녀가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데에 대한 그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했다. 또한 관객들을 정말 고맙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느껴졌던 그녀였기에 다음에 그녀가 또 다른 연주를 하게 되면 다시 한 번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뻗어나갈 그녀만의 음악세계에 큰 응원을 보내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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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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