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스크린으로 떠나다, 여행을 돋우는 영화 [여행]

스크린으로 만나는 여행 도시들 (피렌체, 코펜하겐, 빈, 조드푸르)
글 입력 2017.02.1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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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떠나다

   우리는 종종 어디론가 떠난다. 혼자 훌쩍 떠나 성장과 사색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누군가와의 즐거운 여행을 통해 추억을 쌓기도 한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경험, 새로운 문화, 음식, 언어, 도시. 이렇듯 여행은 우리에게 수많은 것들을 안겨주지만, 사실 여행을 한 번 떠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교통편부터 숙박 비용, 식비까지 ‘비용’이라는 것은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현실적 제약을 안겨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영화’는 간접 체험이라는 한줌의 즐거움을 준다. 앉아서 스크린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만, 가슴 속 깊이 끓어오르는 여행에 대한 열정은 주인공과 함께 그 도시를 걷고, 노래하고 있다. 언젠가는 스크린이 아닌 실제 풍경으로 그 도시를 접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가끔 훌쩍 떠나고 싶지만 시간과 비용이 발목을 붙잡을 때, 스크린으로 떠나, 언젠가 당도할 도시에게 미리 인사를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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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 (이탈리아 피렌체)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 여행 루트에 피렌체를 포함시킨다. 피렌체가 주 도시 중 하나라 그렇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큰 영향을 미쳤음도 부정할 수 없다. 영화의 첫 장면은 다음과 같은 대사로 시작한다.

있잖아, 준세이. 피렌체의 두오모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성지래.

   위와 같은 대사, 그리고 영화 내내 등장하는 아름다운 피렌체. 영화에서 틈틈이 등장하는 피렌체의 빨간 지붕, 주인공 준세이의 스튜디오를 통해 볼 수 있는 피렌체의 예술, 아름답고 웅장한 피렌체 두오모는 과연 홀릴만하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라면 백년이고 천년이고 머물 수 있을 것 같은 낭만의 도시.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감독은 영상에 이러한 피렌체의 낭만을 완벽하게 담기 위해 몇 개월을 피렌체에 살았다고 한다. 감독이 머물며 찾아낸 피렌체는 스크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책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는 발견할 수 없던 아름다운 영상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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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덴마크 코펜하겐)


   코펜하겐이 어딘지 모를 사람도 있겠다.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수도로, 녹지와 바다, 아름다운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다. 영화 코펜하겐은 이러한 코펜하겐에서 만난 여행객과 소녀의 이야기다. 포스터에는 사랑을 내걸었지만, 두 사람의 나이차가 포스터의 ‘사랑’이라는 단어를 거북하게 만든다. 그 것이 이 영화의 단점이다. 그러나 영화가 담고 있는 코펜하겐의 낭만은 정말 환상적이다. 운하와 녹지, 아름다운 궁전과 교회. 노을 지는 코펜하겐을 자전거로 달리는 풍경이란! 보는 순간 당장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떠나고 싶어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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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라이즈 (오스트리아 빈)


   일명 ‘비포 시리즈’로 불리는 영화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 비포 선라이즈. 기차에서 취향이 비슷하단 걸 알게 된 두 남녀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내려 하루동안 빠지게 된 사랑. 그 사랑만큼이나 오스트리아 빈은 너무나 로맨틱하다. 제시와 셀린느가 빈에서 보낸 시간은 하루 뿐이지만, 이 영화를 보게 된 순간 빈을 향한 동경은 아마 몇 개월 계속될 것이다. 빈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는 특별한 여행의 풍경이 담겨져 있어 더 여운 깊다. 바로 하루동안 여유롭고 계획없는 추억을 쌓는 모습이다. 갑작스러운 여행은 갑작스러운 만큼 더 여유롭고, 더 로맨틱하다. 제시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최악의 이별이 뭔지 알아?
추억할 만한 게 전혀 없다는 것.

   두 사람이 머물다 떠난 빈의 거리는 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그들에게 아름다운 이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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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인도 조드푸르)


   김종욱 찾기, 다른 말로 인도 여행 권유 영화라고도 한다. 치안, 위생 등의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인도 여행을 망설인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순간, 사람들은 인도 여행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다. 이 영화가 전달하는 인도 여행의 낭만은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새로운 연인의 만남과 조드푸르의 아름다움이다. 지우의 첫사랑, 그리고 첫사랑과 함께 봤던 조드푸르(블루시티)는 관객들을 인도 여행으로 떠민다.

거기 사람들은 어떻고,
그 냄새는 어떻고,
분위기는 또 어떻길래
대체 못 잊겠다는 건데요?

대체, 그게 뭐길래
십년 씩이나 잊혀지질 않냐구요!

   주인공 지우가 십년 씩이나 잊지 못하는 인도의 냄새, 그리고 바람. 그리고 영상이 보여주는 인도의 아름다움, 느긋함. 이 영화를 보고, 멀어만 보였던 인도에게 새롭게 매혹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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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냉정과 열정 사이' 피렌체, '코펜하겐' 코펜하겐, '비포선라이즈' 빈, '김종욱 찾기' 조드푸르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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