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소나기 마차

이야기꾼, 우리의 이야기
글 입력 2017.02.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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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마차

2017.02.10 - 26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시놉시스

 체도 목적도 알 수 없는, 살아있는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소나기’가 세상을 잠식해가는 시대. 다그닥 거리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마차 한 대가 마을에 도착한다. 마부석에 앉아 마차를 끌던 퍼그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천막을 두드리며 공연을 준비하라고 외친다. 어기적거리며 마차에서 기어나오는 애꾸, 루비, 제인, 멸치, 다다는 모두 ‘소나기마차’의 단원들이다. 단원들은 며칠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단원들이 공연준비를 하는 동안, 퍼그는 자신이 사창가에서 데려온 여인 제인과 함께 마을 사람들에게 공연을 홍보한다. 퍼그는 공연을 보면서 사람들이 내는 웃음소리가 위협적인 소나기를 멀리 쫓아버릴 거라고, 소나기마차는 마을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떠들어댄다. 그들이 마을에서 펼쳐놓는 첫 번째 레퍼토리가 시작되는데…



#우리의 이야기

 로 오랜만에 연극을 볼 기회를 움켜쥐었다. 그간 바쁜 것도 한 몫 하였지만 아직 연극에 대해 깊게 모르는 것과 별개로 음식이나 무언가를 고를 때 항상 촉이 와야 고르는 버릇 때문에 그간 어떤 걸 봐야지! 하고 다짐이 서지 않았다. 그러다 <공상집단 뚱딴지> 의 ‘소나기 마차’의 공연 소식을 접했다. 아직 비가 내릴 때는 아니지만 요즘 생활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와도 같아 공연 정보를 보고 ‘이거구나!’ 하는 느낌을 받고 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시놉시스부터 시작해 극단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결심 다음은 흥미와 확신이 생겼다.

 연극을 볼 때 무작정 관람만 하는 관람‘객’도 좋아하지만 그 극에 녹아드는 걸 가장 좋아한다. ‘소나기 마차’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소나기 마차’의 이야기가 ‘우리(연극인)’의 이야기‘ 라는 점이다. 또 아직 극을 보지 못해 전개를 어떤 방식으로 이어나갈지 알 순 없지만 ’소나기 마차‘는 극중극이 두 편이 들어있는 연극이다. 볼거리가 많다는 점 외에 이야기 전개에 따라 실제 관객들이 소나기 마차의 공연단이 관객이 될 수도 있다. 소나기 마차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



얘기부터 시작할까?
세상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왜 소나기가 내리는지.
왜 한 시대가 접혀 들어가는 지.
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우리는 왜 여태 살아있는지.
언제 그게 우리를 덮칠지.
왜 죽음을 앞두고
이런 저질쇼에 환장하는 지.

우리의 절망은 꼬리를 물고 이어질 거야!
하지만 아직 어딘가에 남아 있지. 네 먹잇감.
두려움에 사로잡힌 자들 찾아야 돼.
그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생각났어.
드디어 떠올랐다구.
나만의 이야기가 말이야!




#이야기꾼

 람은 두려움을 일으키는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거기다 그 두려움의 대상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갑’일 경우 더욱 입을 다문다. 비극은 대부분 거기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속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 연극 내에서는 ‘이야기꾼’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소나기 마차는 단원들을 이야기꾼으로 내세워 연극을 통해 이러한 ‘두려움’과 ‘침묵’ 에 대해 말하려 한다. 그러나 이야기꾼들 마저 두려움과 절망에 잠식되었을 때, 이야기는 좁아지고 비틀려 버리게 된다. 소나기 마차의 단장 퍼그는 이야기를 멈추는 순간 죽는다는 믿음으로 마차를 달려왔지만, 그 역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 파멸한다. 단원들 또한 이야기의 진실을 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은 결국 소나기 이야기를 포기하고 사람들이 쉽게 집중하는 단순한 쇼를 만든다. 그리고 그런 단순한 쇼는 자멸로 이어진다.

 소나기 마차의 이야기는 먼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바로 요즘 정치계 이야기나, 현 대통령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만 대입해 봐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단순한 쇼에 함구하고 있었는지. 소나기 마차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관객)도 이들과 같지 않은가?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진실한 이야기를 외면하게 만드는 가?

  오랜만에 관람하게 될 연극인 것과 더불어 항상 연극을 통해 다시 한 번 내 자신과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문화라는 ‘유희’가 아닌 생각을 하고 돌아보는 기회. 공연 감상 전부터 기대가 큰 만큼 실제 공연을 보고 왔을 때도 생각할 깊이가 깊은 작품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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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HAYANG)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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