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피아니스트 임현정 리사이틀 '침묵의 소리'

누구보다도 솔직했던 그녀, 관객은 '기쁨의 침묵'
글 입력 2017.02.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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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현정 리사이틀
‘침묵의 소리로 전하는 영혼의 울림’
-그녀윤양의 리뷰-


그녀의 리사이틀에 다녀오기 전, 먼저 그녀를 알게 된 것은 많은 기사와 유튜브 영상이었다.수많은 기사들로 그녀의 연주력과 음악인으로서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접할 수 있었다. 확고하고 확고한 그녀의 음악적 주관에서 잠시 나의 음악적 주관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나는 얼마만큼 진지한 태도로 음악을, 피아노를 마주했나?’

내가 연주할 곡을 어떻게 연주할 것인가에 만 몰두하며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지극히 ‘나 중심적인 시각’ 이었다면 ‘관객’ 중심의 객관적인 시각을 통해 연주자를 포함한 관객들의 시간을 ‘인생의 시간’이라고 표현하는 그녀의 말에 크게 감탄하였다. 그녀는 그 시간을 ‘성스럽게 표현’했다.  사실 음악이라는 게 하나의 예술이기에 고귀하고 성스럽게 표현되야만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들을 간과했던 것은 아닌지.
사색 그 이상으로 숭고한 느낌의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연주는 충분히 이슈 될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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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부푼 마음으로 2월 4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그녀의 독주회에 관객 중 한 사람으로서 내 시간을 그녀에게 부탁할 기회가 생겼다. 역시나 이슈를 많이 받는 연주자로서 1층 2층을 포함한 합창석까지 인생에서의 2시간을 그녀에게 온전히 맡기는 시간을 함께 할 사람들이 많았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연주할 곡들은 슈만의 카니발과 브람스 8개의 소품곡, 라벨의 거울과 프랑크의 전주곡, 코랄과 푸가.
자리에 앉아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일찍이 유럽으로 떠나 인정받은 후 고국에서 꼭 연주를 하고 싶다던 그녀의 마음이 떠오르면서 길고도 짧을 지금 이 순간 2시간을 어떻게 채워줄까. 그렇게 그녀는 드레스가 아닌 편안한 복장, 그러나 품위 있어 보이는 연주복을 입고 관객들과 마주했다. 그녀의 옷깃이 그녀의 비범함과 숭고함을 단숨에 대변하는 듯 멋지게 흩날렸다. 관객들에게 꼼꼼히 인사를 건넨 후 모두가 숨죽이는 순간 피아노 앞에 앉은 그녀는, 피아노와 단둘이 되어버렸고 그렇게 연주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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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 슈만의 카니발. 화려한 화음과 부점 리듬의 진행이 마치 이 순간 축제의 마음을 알리듯 경쾌하고 자유롭게 울려 퍼졌다. 21개의 주제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그녀는 에너지가 넘치는 연주자였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약간 긴장한듯한 그녀의 모습도 있었다. 그렇게 슈만 카니발과 브람스 8개의 소품곡으로 1부를, 라벨과 프랑크의 곡으로 2부를 채워주었다. 이날 연주에서 그녀에게 돋보인 건 음악에서 ‘절제’라는 것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란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래서일까? 여유로움이 없는 진행이 조금은 아쉬웠다. 카니발도 각각 작은 주제마다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각기 다른 느낌과 선율이 있을 테지만 다채로운 음색보다는 단조로운 느낌이 강했다. 흔히들 생각하는 브람스의 음악도 너무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 감정선을 제대로 느끼지 못 했던 것 같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그녀, 라벨과 프랑크에서는 신기하게도 듣는 나도 음악적으로 편안하게 들렸다. 다채로운 음색까지… 물론 절대 내가 의도했던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예술은 참 신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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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유럽에서 통하는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이번 독주회를 통해 뚜렷한 그녀만의 해석을 접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쁜 마음이다. 그녀가 선사한 2시간의 시간들을 백 퍼센트 만족하냐고 묻는다면 확실하게 답은 어렵지만, 그녀가 이끌어내는 음악과 피아노 앞의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제일 솔직한 예술가였을 테니 그러한 예술가의 음악을 가까이에서 들은 것만으로도 존귀하게 생각한다.

이번 독주회를 준비하며 행복해했을 그녀를 생각하며 그녀가 전하고자 하는 ‘침묵의 소리’를 관객으로서 ‘기쁨의 침묵’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공연예술 에디터_ 그녀윤양>


[그녀윤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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