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웅장함 속에서 받는 따뜻한 위로 [헬로미켈란젤로展]

글 입력 2017.02.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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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헬로미켈란젤로전을 다녀왔다. 흔히 미켈란젤로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떠올리면 거대하고 웅장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과연 이번 전시가 미켈란젤로를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를 하고 감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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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8챕터와 8개의 키워드로 구성되었다. 그의 인생, 조각 혹은 회화를 통한 다채로운 감정적 분석을 통해 우리가 미켈란젤로라는 인물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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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생애가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고, 초반부터 컨버전스 아트에 걸맞게 대형 영상들과 조형물들을 볼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는 인간을 탐구함에 있어서 표현방법에 있어서 낭만적이거나 매혹적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때로는 부자연스러운 비틀림, 과도한 신체적 특성을 통해 인간 본능이 가진 물질 추구에 대한 투쟁적 감정을 드러내곤 했다. 어떻게 보면 과격한 표현방법이라 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과격함이 인간의 진실된 모습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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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습작들을 감상하다 보면 그의 작업실을 재현해놓은 곳을 볼 수 있다. 그는 오로지 창작에 열중하는 사람이었다. 작품에 투자하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한 예술가로도 볼 수 있는데 잠자고 먹는 시간을 뺀 모든 시간이 작업을 위해 쓰여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그가 다빈치에 버금가는 명성 있는 예술가로 우뚝 설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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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컨버전스 아트의 시각 범위가 좌우가 아닌 상하로도 넓혀졌다는 것이 포인트인것 같다. 작품이나 영상이 천장에 있을 때도 있고, 바닥에 있기도 했다. 멀리서 봤을때도 참 아름다운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시 구조에도 많이 신경을 쓴 것 같았다. 다소 정신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작품들을 놓치지 않으려 오히려 집중하며 관람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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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닿는 곳을 넓힌 것은 좋았지만 컨버전스로 보여주는 영상들은 다소 단순해보였다. 작품들의 단순한 나열들이 많았고, 작품속의 인물들이나 작품을 만들고 있는 미켈란젤로의 모습도 보여줬으면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관적인 아쉬움일뿐 객관적으로는 좋은 전시임에 틀림없다. 컨버전스 아트 전시의 좋은 점은 아이들과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컨버전스 아트 자체가 생동감이 넘치는 전시기 때문에 다소 주의력이 산만한 아이들이 전시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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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시의 매력 포인트 중 한가지는 바로 최후의 심판 챕터가 아닌가 싶다. 앉아서도 감상할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푸른색의 배경에 띄어진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웅장함과 장엄함에 압도되는듯 하다. 양옆으로 이어진 스크린이 이어져 더욱 작품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아이들도 이 곳에선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최후의 심판은 한참 종교개혁 시기에 위험을 느끼던 카톨릭 교계에서 최후의 날을 경고하려는 의도였다는 주장도 있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천국과 지옥이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영상으로 봐도 너무나 대작임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보면 어떨지 경외심을 들게 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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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쭉 보다보면 미켈란젤로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생각되는 피에타를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내가 실제로 가장 만나보고 싶은 작품으로 손꼽을 수 있었는데 비록 진품은 아니지만 실제와 흡사한 작품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벅차올랐다. 자애로운 마리아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마음에 근심이 없어지고 불안으로부터 위로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슬픔, 비탄' 또는 '자비를 베풀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 피에타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아들 예수를 무릎에 올려 놓고 애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짊어진듯한 마리아의 모습을 보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위로를 받았다. 그녀의 앞에서면 그 어떤 것도 슬프지 않아 보였고, 나의 불행 또한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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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지성이 최고로 발휘되고
그의 창작적 구성이 마쳐진 뒤에는,
그의 솜씨 있는 손에 붓을 들고서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모든 것들을
시도하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미켈란젤로의 작품들 보다는 그가 작품을 만들 당시의 마음가짐, 또는 신념을 배울 수 있었다. 위대한 예술가라 불리우는 사람이 어떠한 마음으로 작품을 탄생시켰는지 알고나니 그 작품이 더욱 위대해보이고 모든 작품에 그의 숭고한 정신이 깃들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회화는 영혼과 반대 물질을 '덧칠하거나', '추가하는' 예술이지만 조각은 '제거'하고 '깎아냄'으로서 내적인 해방과 영혼을 자유롭게 한다고 믿었을만큼 조각에 대한 집착으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라는 대작을 탄생시켰다.



나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살아가기 위해
신이 나에게 유일하게 준
예술을 할 수 있는 재능으로
노동하며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이자
별 볼일 없는 사람이다.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재능 결코 자신이 만든것이라 생각한 이가 아니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꿈을 꾸는 것도 그리고 그 꿈을 결국 실현해내는 것 또한 신의 뜻이라 생각했다. 자신은 그저 신이 주신 재능으로 일하는 노동자로 표현하였다.  평생을 신의 사명으로의 예술을 행해왔다. 자신의 모든 희망을 신께 걸고, 신에 대한 사랑으로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죽는 그 순간까지도 예술을 계속 해온 그의 숭고한 일생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 전시로 통해서 미켈란젤로가 표현하고자 했던 신의 세계를 잘 표현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존재의 확장은 곧 차원의 확장으로 보여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아닌 신의 세계를 표현한 미켈란젤로의 작품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더 깊게 빠져들어 감상할 수 있었다. 그의 선, 조각, 건축물, 그림을 통해 우리는 숭고한 위로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웅장함 속에서 큰 위로를 발견해낼 수 있는 좋은 전시였다.


[강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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