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켈란젤로와 함께 걷는 예쁜 공간- 헬로미켈란젤로전

글 입력 2017.02.0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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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고 예쁜,
추운 공기도 기분 좋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 있다.
다행히 이 날이 딱 그랬다.

알바도 끝났고, 학원은 쉬는 날이라
알차게 지내고 싶은 날이기도 했다.


친구와 색다른 곳을
한번 가보고 싶어서 찾아봤던
헬로 미켈란젤로전!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위치한
헬로뮤지엄에서 진행중인 전시로,
작년 솔빛섬에서 진행되었던
헬로아티스트전과 맥을 같이 한다.


전시도 보고 예쁜 공원도 거닐 겸
망설임 없이 헬로뮤지엄으로 향했다.
어린이대공원역에서 5분 거리 정도.

멀리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외관이 깔끔하고 예쁘다.


1.PNG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입구에는 카페가 있어서
전시 관람 전후로 잠시
쉬었다 갈 수도 있었다.

입장료는 성인은 15000원,
청소년 10000원, 아동 8000원.


생각보다 공간이 큼직하고
조형물 역시 스케일이 꽤 커,
입구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전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에
두근두근하면서 입장!
전시도 전시지만 벌써부터 포토존의 스멜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이쁘구만.


2.PNG


다른 컨버전트 아트나 인터랙트 전시처럼,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를 이용하여
전시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헬로미켈란젤로전의 경우는
스크린과 사운드를 적절히 사용하되
미켈란젤로에 대한 내용 전달과
감정적 해석에 중점을 두었다.

작품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미디어 아트 자체로 풀어내기보단,
각각의 작품에 대한 설명과
잔잔한 코멘트가 많았던 것 같다.

확실히 어린이, 혹은 학생들이 와서
미켈란젤로와 당시 미술사에 대해
쉽고 재밌게 배워가기 좋다.


물론 성인이 보기에도 좋다.
우리 삶에 예술로 위로를 건넨다는 컨셉에 맞게,
작품과 설명을 보며 길을
따라 걷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공부도 하고, 쉬기도 하고, 사진 찍으며
놀기도 하고. 그런 밸런스를 가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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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까지 봐온 미디어아트에 비해
좀 더 직관적이고 단순한 영상이
주를 이루었기에 그 점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그 점을 커버할 만큼 공간 구성이 예뻤다.
미켈란젤로의 작품만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단
힐링의 공간이란 이미지가 강했고.


구불구불 유선형을 그리는 입구의 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확 트인 공간이 나오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건물 안에 작은 정원이 있는 느낌이다.
그림은 주렁주렁 열려있고
우리는 그 안에서 천천히 산책을 즐긴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차분한 음악이 흐른다.
이 역시 전시의 분위기에 잘 맞는 클래식이었다.


3.PNG


전시 초입에 VR기기가 놓여 있다.
전시 공간과 연결된 VR기기를 통해
새로운 풍경이 보인다.

VR기기를 쓰면,
작품으로 채워진 전시장 내의 벽과 조형물들 위에
얼핏 신전 같은 내부가 맵핑되어 보인다.


같이 간 친구가 계속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지나가던 꼬마 친구도 그 모습을 보더니
신기한지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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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삶이 위로받고,
동시에 미켈란젤로의 삶을
다양한 방면으로 알 수 있게 한다.

전시는 총 여덟 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미학적 아름다움-인간의 탐구-드로잉,
형태적 질서-공간의 통찰-건축,
절대적 시선-사명의 이행-그림 등
감성적이면서 핵심적인 키워드를
미켈란젤로와 연관지어 풀어낸다.


사실 전시를 보러 오면 때때로 지나치게
작품 해석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헬로미켈란젤로전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이 감성에 있었다.

작품과 어울리는 어구들,
그림 속 풍경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느낌을
풀어낸 한마디 한마디의 코멘트가
마음을 따듯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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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대작으로 손꼽히는 최후의 심판.
두 공간에 걸쳐서 다루어지고 있었는데,
심판이 이루어지는 하늘 속으로
직접 들어간 듯한 저 푸른 공간이 인상깊었다.


미켈란젤로 특유의
역동적인 실루엣이 온 사방에 가득했다.
꽉 찬 그림이 다소 정신없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천천히 시간들여 둘러보기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최후의 심판을 가장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4.PNG


미켈란젤로의 작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천지창조가
전시의 마지막 즈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원작도 원작이지만
여러 컨텐츠에서 수없이 재창조된,
수많은 사람들의 영감을 자극한 그 그림.


이 그림에 얽힌 일화나 천지창조 자체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나는 항상 내가 감당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꿈을 품게 되기를 희망한다"


한 명의 예술가로써,
한 명의 인간으로써
그가 품었던 꿈과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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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다 끝났다 싶은 시점에
옆구리를 보면 작은 공간이 숨어있다.
그 틈 사이로 들어가면 큐브 미술관이 나온다.

오늘의 나는 어떠한지,
내 행복은 안녕한지 돌아보게 되는
예쁜 글귀 사이를 돌고,
엄숙하게 공중에 떠 있는
네모난 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생각도 감정도 조용히 한 곳으로 모인다.


투명한 상자 너머로
친구가 빼꼼하고 보였다.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니 피해서 도망간다.
어두워서 사진이 생각보다 잘 안나와
아쉬웠지만 뭐, 눈에 새겼으니까.


5.PNG


전시는 생각보다 짧았다.
공간이 꽤 크다고 느꼈지만
그만큼 전시물도 큼직큼직하게 전시되어 있어서
내용이 엄청 길진 않다.


아트샵에는 명작 퍼즐, 다이어리와 필기구,
소소한 생활 굿즈 등이 판매중이다.
다른 아트샵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브랜드가 꽤 있었다.

명화 해골 인형이라던지,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마트료시카 인형이라던지.
가격대도 나쁘지 않고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들이
꽤 많아 의외로 이것저것 둘러봤다.


아트샵 우측에는 전시의 여운을
갈무리할 그리기 도구들이!
아 이런거 너무 좋다.
전시를 보며 얻은 미술적 영감을
조그만 도화지에 폭발시키고 왔다.
사진도 찍었는데 차마 업로드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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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보고 나니
밝았던 하늘이 어둑어둑해졌다.

화려한 건물 외관은 밤이 되니까 더욱 운치있었다.
빛을 발하는 둥그런 구가
밤을 벗고 떨어진 달덩이들 같았다.


전시라는 말보다 산책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렸던 헬로아티스트전.

가볍고 산뜻하게 둘러보고 오기 좋다.
특히 아이들이 작품을 흥미롭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족끼리 오면 좋겠다.

마침 어린이대공원도 바로 지척에 있고 하니,
거기서 신나게 뛰놀고 여기서 따듯하게
감상하면 괜찮을 것 같은 코스.

다만 천천히 글귀를 곱씹어야 진정한 매력이 보여서,
영상이나 그림 위주로 보고 싶다면
흥미가 조금 반감될 수 있다.


즐거웠습니다.
안녕, 미켈란젤로 아저씨!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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