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린 모두 춤추고 싶어 한다 [문학]

영화 '더티 댄싱'을 보고
글 입력 2017.02.0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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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목을 보고 무슨 내용일지 아무런 감도 잡히지 않았다. 뭔가 춤과 관련된 것 같기는 했지만 도대체 무엇 때문에 더럽고 추잡하다는 수식어가 붙었는지 궁금했다. 영화가 시작하고 곧바로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 바로 남녀 수십 쌍이 서로 진득하게 엉겨 붙어서 춤을 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딱 그 장면을 봤을 때에는 나도 베이비처럼 충격으로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민망해서 괜히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들 한껏 즐거운 표정으로 마음껏 원하는 춤을 추고, 지금 내 앞의 상대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에 차츰 나도 그 곳에 끼고 싶었다. 젊은이들의 뜨거운 살아있음, 삶의 고동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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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기존의 우아하고 품격을 갖춘 전통적인 무용과는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춤을 추잡하다고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상한 기성세대의 눈으로는 그들이 상스럽고 저질스럽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들은 오히려 더 ‘인간적’인 춤을 추기 때문이다. 인간 본연의 감정과 본능에 충실하여,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또한 춤을 추는 동안에도 파트너에게 서로 가식이나 아양을 떨지 않고 더 극적으로 화합하면서 춤을 그 자체로서 즐긴다. 음악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자신의 현재 감정을 솔직하게 몸으로써 표현하는 것이다. 그랬기에 그들을 보는 나까지도 왠지 들썩거리고 그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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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장면에서 식장의 모든 사람들이 젊은이들의 더티 댄싱에 참여하여 함께 몸을 흔드는 장면은 기성세대 역시 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삶의 허덕임과 사회가 그들에게 부여한 보이지 않는 외부적인 압박에 의해 이러한 욕망을 숨기고 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사회가 그들에게 기대하는 적정선을 뚜렷하게 인지하기에 스스로의 내면의 외침을 숨기거나 외면하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사실상 그들도 스스로를 옥죄고 있는 보이지 않는 틀을 깨고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자신이 진정 추고 싶은 춤을 추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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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속에서 아예 그러한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이 영화에서 그랬듯 보이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 그 곳에 숨어서 마치 나쁜 일을 저지르는 것 같이 춤과 노래를 하는 것이다. 사실상 춤과 노래는 인류 역사상 보편적으로 행해져 오던 것인데도 말이다. 오늘날 어두컴컴한 노래방이나 클럽에서 이러한 행위들이 행해지고 이를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은 않는 것도 하나의 이를 방증한다. 한편으로는 춤이나 노래를 뽐낼 곳이 설사 있더라도, 스스로 자랑할 만한 실력이 아니면 몸을 사리는 것도 적당한 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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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감탄했던 것은 쟈니와 베이비, 페니의 몸이었다. 춤을 출 때 육체의 아름다움이 굉장히 돋보였기 때문이다. 쟈니의 딱 벌어진 어깨와 근육질 몸매도 멋있었지만, 베이비와 페니의 몸이 특히나 눈이 갔다. 많이 마르긴 했지만, 그래도 탄력 있는 근육으로 이뤄져 있어 단단하고 건강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몸의 잔근육들이 골고루 발달해 있어 마치 아름답게 몸을 조각해 놓은 것만 같았다. 그야말로 부러웠고 살 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영화 보는 내내 춤을 추고 싶기도 하고, 다이어트 욕구도 마구 샘솟고 이래저래 나를 자극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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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oogle)


[이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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