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힘으로 움직이는 시대, 무협활극 혈우

글 입력 2017.01.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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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오랜만에 연극 문화 초대다. 연극에 치중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어 최근엔 도서나 클래식 같은 다른 문화초대를 우선시하다 이번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초대에 응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ART insight를 통해 연극, 전시, 클래식, 도서 등 수많은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들을 마주했다. 하지만 누군가 문화예술에 꾹꾹 눌러 담은 감정, 모순에 대한 비판, 예술을 향한 집념은 그것들을 처음 접했던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까지도 내게 화두를 던지곤 한다. 대표적으로 연극 <진홍빛 소녀>가 그렇다. 한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할퀸 상처가 곪아 세상을 향해 얼마나 소름끼치는 비명으로 내질러 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던 <진홍빛 소녀>는 여전히 뇌리에 남아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대해 곱씹고 또 곱씹게 한다. 때문에 최고의 2인극이라는 평을 받는 등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은 연극 <진홍빛 소녀>를 세상에 내놓은 극단 M. Factory의 신작 <혈우>의 초대는 내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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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고려 1257년, 무신정권 말기.

고려의 대격변의 위기였던 몽고의 숱한 침탈을 막아낸 것은 왕권이 아닌 무인들이었다. 
그 결과, 고려의 실세는 탁상공론만 하는 왕권이 아닌, 무인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힘만 있으면 세상의 왕이 될 수 있다’는 일념 하에 
최씨 정권의 무신정권이 도래한 지 어언 60년.
무신정권은 곧, 그들이 바라는 새 시대인 ‘무신제국’의 건립만을 기약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려의 최고 권좌에 있던 무신정권의 수장인 최항은
병세로 투병 중 앞으로 일주일도 못 버틸 것이라는 의원의 말을 듣자
자신의 뒷자리를 서자인 최의보다도 충신이었던 김준에게 잇게 하려고 한다.
또한, 무신제국의 건립에 반대하며 현, 무신왕권을 왕권에 양도하겠다는 뜻까지 밝힌다.

결국, 그의 아들인 최의는 아버지 (최항)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의 무신제국의 꿈이 무너지게 될까 염려하여
아버지의 유언이 세상에 선포되기 전에 아버지를 죽이고야 만다.
결국, 이 사실은 은폐되고 최항은 투병 끝에 죽음을 맞이했다고 알려져
그의 서자인 최의가 뒤를 잇게 된다.

권좌에 올라선 최의는 아버지의 배신의 대가로
고려에 붉은 비를 내려 무신제국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히는데...


“힘만 있다면 뭐든지 가능하다. 
힘만 있다면, 세상의 왕도 될 수 있다. 
왕은 하늘이 점쳐주는 게 아니라 힘이다.“ 

 

  연극 <혈우>는 ‘힘’이라는 개념을 구심점으로 움직인다. 무력이 시대를 이끄는 동력이었던 고려 무신 정권을 배경으로 한 무협활극이라는 데서부터 그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무협활극으로 표현되는 극은 안무의 화려함이 아닌 혈우, ‘피의 비’를 형상화 할 수 있는 날 것 그대로의 처절한 싸움을 말한다. 그 시대의 싸움은 미화의 대상이 아닌 생사가 갈리는 장에서의 마지막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혈우>에 등장하는 26인의 배우들은 강렬한 액션으로 무대 위에 피의 비가 내리는 그 순간까지 처절한 싸움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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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혈우>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극단 M.Factory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혈우>의 배경이 되는 고려 무신 정권과 우리가 살아가는 2017년 사이에는 대략 1000년이라는 폭을 가늠할 수 없을만큼 넓은 시간의 간극이 흐른다. 하지만 무신정권 때의 힘은 오늘날 눈에 보이진 않지만 더욱 날카롭고 교묘한 형태로 모습을 바꾼 채 여전히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힘이란 것은 길고긴 시대의 격차쯤이야 가뿐히 뛰어넘어 존재하는 듯하다.
 

  내가 원하는 이야기, 시대가 원하는 이야기   


 극단 M.Factory는 창작자의 영감과 시대가 주는 영감을 절묘하게 관통하는 것이 그들의 창작 자세이자 모토라고 이야기한다.(문.단.소 : 다채로움에 활력을 불어넣다 극단 M.Factory의 이야기) 그리고 그러한 모토와 통찰력은 화려한 시대 뒤에 늘 존재했으나 알아채지 못했던, 혹은 못 본체 했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한 <진홍빛 소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과연 극단 M.Factory는 고려의 모습을 한 <혈우>를 통해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현 시대의 파편을 찾아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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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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