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행동하는 인간이란 무엇일까 - 영화 '동주' [시각예술]
영화'동주'를 통해 행동하는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다.
글 입력 2017.01.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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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시인 ‘윤동주’를 꼽는다. 필자 또한 시인 윤동주를 좋아한다. 사실 시인 윤동주 보다는 그의 시 그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시인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의 시는 좋아하면서 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이 없었다.그렇기에 영화 <동주>는 필자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 작품이자, 사고를 한 번 더 깊게 만들어 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시인 윤동주의 삶과 사촌이었던 송몽규와의 관계가 중점이 되어서 흘러간다.둘 다 문학을 했었고, 오히려 처음 글을 쓸 때는 송몽규가 더 빛을 보았었다. 그러나 사촌인 송몽규는 극이 진행되어 가면서 글을 쓰기 보단 직접 행동으로 움직이는 사람으로서 성장해 나간다.문학으로 도피하는 것이냐고 말하는 송몽규와 문학도 인간의 생각을 잘 담아낼 수 있다고 말하는 동주.둘 다 분명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었지만 그 문학을 대하는 방식이 현저히 달랐기에 그들의 삶도 그렇게 서로 다른 길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송몽규는 문학이 세상을 바꾸고, 민중을 일깨우는 혁명적인 존재로 보았다면, 동주는 문학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두 사람의 서로 다른 가치관을 보면서 그 가치관들이 오늘날도 계속되는 것들이기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런 딜레마는 예술이 탄생한 이래로 계속되어 오는 갈등이자,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갈등이겠지만 말이다.송몽규에 비해서 윤동주는 행동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가 진정으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든다. 분명 그도 시를 통해 행동하였고, 시를 통해 자신의 분명한 생각을 드러냈다. 부끄럽다 했지만 그는 시를 통해 그 부끄러움을 담아내었다. 그리고 행동하였다.송몽규의 움직임만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윤동주가 그 험난한 시대에 쓴 시 또한 가치 있다는 것이다.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어떠한 방식으로 세상에 대응할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현 시대에도 송몽규처럼 직접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 테고, 윤동주처럼 자신의 예술 또는 자신의 일 안에서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작년에 행동하는 인간이란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었다. 직접적으로 참여해야지만 행동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혹은 아닐까란 고민 아닌 고민을 했었는데 그 때 내린 결론은 모든 인간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그래서 이 작품을 보면서도 다시 그 때의 고민이 떠올랐다. 어떠한 방식으로 세상에 대응하는가만 다를 뿐이지 우리 모두 참여하고, 행동하는 것 아닐까?작품을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가슴 아픔과 저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게 존경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다.그리고 더 크게 생각하게 된 것은 예술의 가치란 무엇일지, 예술이란 저 시대에도 그리고 지금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혹은 없는 것인지) 나는 어떠한 방식으로 세상에 대응하며 살아갈 것인지 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영화 속에서 동주의 부모님들이 문학을 가치 없다고 말하는데, 개인적으로 문학이 가치 없다고 쉬쉬하는 저 시대나 오늘날이나 별다를 바 없는 사실에 가슴 아플 따름이다.[남궁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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