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맛을 향한 끝없는 원정 [문화전반]

글 입력 2017.01.1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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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맛’에 미친 것 같다. 맛집, 먹방, 쿡방, 각종 요리 프로그램, 스타 요리사, SNS 레시피 동영상까지… 그야말로 끝이 없다. 끝도 없이 미식 콘텐츠가 등장하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한국의 요리 산업은 몇 년 사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SNS의 등장과 함께 무엇을 먹고, 어디서 먹는지를 과시하고 인증하는 것이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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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의미의 ‘문화’의 영역에는 당연히 식문화도 포함이 되어있다. 그러나 예술, 교양의 의미만을 한정적으로 가리키는 좁은 의미의 ‘문화’에도 음식 문화가 설 자리가 있을까. 확실히 우리 일상에서 음식문화가 차지하는 입지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음식이야말로 훌륭한 맛, 향기로운 냄새, 맛있는 소리, 부드러운 촉감, 화려한 색채 등 인간의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가장 완전한 형태의 행복이자 예술이 아닐까? 생존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식(食)에 너무 과한 칭찬인가. 그러나 요즘 시대에는 ‘살기 위해 먹는다’보다 ‘먹기 위해 산다’가 오히려 걸맞은 표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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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밴쯔

 

그러나 뭐든 과하면 넘친다는 말이 사실이다. 수많은 ‘맛’에 관한 콘텐츠가 지금 이 시간에도 꾸준히 생산되고 있지만 거품이 많다. 혼자 식사하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된 먹방은 의미 없는 ‘별풍선 끌어모으기용’ 방송으로 변질되고, 맛집이라 광고하는 수많은 음식점들, 음식이 주는 본연의 행복보다는 SNS에의 과시를 추구하는 듯한 수많은 소비자들, 실력보다는 외모나 언변으로 스타가 된 요리사들… 음식이 우리의 삶에 점점 깊숙이 들어올수록, 우리는 그것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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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맛집 탐방 동아리를 만들었다. 음식과 음식점을 그저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그것과 관련된 무언가 생산적인 것들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취지에서였다. SNS 페이지도 만들고, 맛집을 소개하는 게시물도 올리기 시작했다. 더 많은 콘텐츠들을 만들어갈 것이다. 친구들과 장난처럼 시작한 활동이지만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많다. 이를테면, ‘맛집’의 진짜 기준이 뭔지, 그것이 객관적인 것인지 주관적인 것인지, 맛집을 구성하는 것이 순전히 음식의 ‘맛’ 뿐인지 등등. 우리는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고민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맛을 향한 원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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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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