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제를 위한 영화제, FoFF 2017 [시각예술]

지난 2016년 주목받았던 여섯 영화제의 매력적인 작품들을 다시 한 자리에 모았다.
글 입력 2017.01.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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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한 번쯤 영화제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가장 대표적인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하나의 영화제에는 수많은 작품과 관객이 몰린다. 수많은 출품작들은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관심에 대한 보답으로 커다란 감동들을 안겨준다. 영화제는 그런 의미에서 영화광들에게는 축배나 시끄러운 음악이 없는 페스티벌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수많은 영화제 출품작들 중 실제로 개봉하는 영화는 매우 극소수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경우, 2016년도 영화제 총 상영작은 118편이었고 이중 개봉 기회를 잡은 작품의 수는 약 10여 편 정도였다고 한다. 출품작 수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다. 출품작의 수가 매우 많아서 그런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는 대기업이 배급을 주도하는 불공정의 문제가 더 크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임에도 우리는 스크린으로 다시 접할 수 없는 문제에 맞닥뜨렸다.

  위와 같은 문제는 다음과 같은 현상을 만든다. 상업 오락 영화가 스크린을 잡아먹고, 영화제에서 큰 박수갈채를 받은 영화는 오히려 뒤안길로 사라진다. 문화예술 소비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대자본 영화만이 영화관 상영표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에 영화광들이 울상을 짓는다. 영화제 앵콜조차 불가능해지고, 영화제 이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영화가 태반이니 영화제 출품작들, 특히 독립영화들은 갈 곳을 점점 잃어간다. “과연 무엇을 위한 영화인가?”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온다. 문화예술을 넘어서려는 대자본의 힘에 서글퍼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걱정과 문제의식이, 바로 이 영화제를 만들었다. 바로 영화제를 위한 영화제, FoFF(the Festival of Film Festivals)이다. 다가오는 2월에 이루어지는 FoFF 2017은 지난 2016년 주목받았던 여섯 영화제의 매력적인 작품들을 다시 한 자리에 모았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서울환경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벌’,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유럽단편영화제’가 그 여섯이다. 여섯 영화제 모두 새로운 문화예술 소비의 유행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제이다. 이번 FoFF 2017은 이러한 여섯 영화제를 바탕으로, 모극장 협동조합과 영화를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20여 명의 청년 관객들이 모여 직접 기획, 작품들을 선정했다고 하니 믿을만하다. 상영작들은 다음과 같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후쿠시마 내사랑(Fukushima, Mon Amour)∥도리스 되리에 감독
여행(Viaje)∥파즈 파브레가 감독
홍콩은 언제나 내일(It's Already Tomorrow in)∥에밀리 팅 감독
네 명의 청춘들(Other Girls)∥에사 일리 감독
숲으로 이룬 꿈(The Woods Dreams Are Made of)∥클레르 시몽 감독
내 머리 속에 숨겨둔 당신(If I Keep You in My Hair)∥자를린 코 감독

서울환경영화제
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How to Change the World)∥제리 로스웰 감독
레이싱 익스팅션(Racing Extinction)∥루이 시호요스 감독
땅을 사라(Change of Hands)∥오렐리안 리베크 감독
랜드필 하모니(Landfill Harmonic)∥브래드 올굿, 그레이엄 타운슬러 감독
철장을 열고(Unlocking the Cage)∥크리스 헤지더스 감독

서울독립영화제
노후 대책 없다(No Preparation for Old Age)∥이동우 감독
분장(Lost to Shame)∥남연우 감독
비치온더비치(Bitch on the Beach)∥정가영 감독
가현이들(The Part-Time Workers' Union)∥윤가현 감독
나의 연기 워크숍(Hyeon's Quartet)∥안선경 감독

인디다큐페스티벌
사람이 산다(Slice Room)∥송윤혁 감독
범전(A Roar of the Prairie)∥오민욱 감독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Areum)∥박강아름
스페셜 애니(Special Annie)∥김현경 감독
이름없는 자들의 이름(The name of the nameless)∥박영임 감독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그림자 속에서(Of shadows)∥추이 이 감독
바후루피야(Wearer of Faces)∥싯다르트 스리니바산 감독
멧돼지 사냥(Wild Boar Hunting)∥김민지 감독
천에 오십 반지하(Wild Boar Hunting)∥강민지 감독
브라더스(Brothers)∥아슬레우 홀름 감독

유럽단편영화제&단편영화
해외 단편

성장(Personal Development)∥톰 설리반 감독
짜고 달게(Salty&Sweet)∥파울리나 구엔체바 감독
아이(Kids)∥우르스카 쥬키치 감독
하기는 어려워도 그만두기는 쉽다(You Can't Do Everything At Once, But You Can Leave Everything At Once)∥마리-엘사 스구알도 감독
세상의 질서(The Order of Things)∥세자르 에스테반 알렌다, 호세 에스테반 알렌다 감독
그들의 만찬(Dinner for Few)∥아사나시오스 바칼리스 감독
살빼지 마요(Getting Fat in a Healthy Way)∥케보크 아슬라니안 감독
정장바지(Pant Suits)∥사랄린 아머 감독

한국 단편
나가요(Nagayo)∥차정윤 감독
순환하는 밤(Cyclical Night)∥백종관 감독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Bird fly back to the nest)∥정승오 감독
수난이대(Blood and Bones)∥김한라 감독
수요기도회(Wednesday Prayer Group)∥김인선 감독
못, 함께하는(Nailing it)∥이나연 감독
그건 알아주셔야 됩니다(You should know that)∥한지수 감독
연애경험(Love Complex)∥오성호 감독
여름밤(Summer Night)∥이지원 감독
몸 값(Bargain)∥이충현 감독
한양빌라, 401호(From Now on)∥이경원 감독
내앞(Nae-ap)∥김인근 감독



  2016년도, 한국에서 막을 올렸지만 발을 붙이지 못하고 떠나버린 작품들. 어쩌면 이제 다시 보지 못할 영화들이다. 이번 기회에 놓치지 말고 꼭 관람해 문화예술을 마음껏 향유하길 바란다. 단, FoFF 2017은 그 특색만큼이나 중요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바로 ‘시민과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라는 것이다. FoFF 2017은 영진위나 지자체 지원 없이 오로지 관객들과 시민들의 힘으로 개최된다. 2017년 2월 24일까지 다음 스토리펀딩을 통해 10,000,000원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현재 20일이 지났으며, 약 54%가 모였다. 모금된 금액은 운영경비와 홍보물 및 가이드북을 위해 쓰이며, 후원자에게는 금액에 따라 영화제를 무료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고 한다. 오직 관객들의 노력으로 개최되는 연합 영화제라는 의미에서 이 영화제는 더욱 뜻 깊다.

  게시물 하단 링크를 통해 FoFF 2017과 다음 스토리펀딩을 만나볼 수 있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다시 만나기 어려운 영화. 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연합 영화제 FoFF 2017. 2016 영화제들을 더 이상 놓치지 말자.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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