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에 잘생긴 군인 아저씨가 나와서 '여러분의 도움이 큰 힘이 될 거다'라면서 함께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변 구경에 신기한 나머지 대사를 집중해서 듣지 못했는데, 대략 기지가 위험에 처한 것 같았다.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관 속에 있는 길을 건너고 흔들리는 방도 통과했다. 정말 몸으로 뭔가 체험하는 것 같았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했다.

그런데 뭔가 새로운 게 기대될 때쯤 놀랍게도 전시는 끝나고 있었다. 흥미진진한 게 더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 VR 체험하는 곳에서 내 전투기는 제대로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선로에서 이탈하여 추락했다. 게임을 워낙 못해서 자리에 앉을 때부터 걱정스러웠는데 역시나였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이라면 나름 재미있을 만했다. 그리고 이후의 전시들은 군번줄을 태그하는 재미로 스쳐 지나갔다.

직접 얼굴을 꾸며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색칠을 하면 나의 디자인대로 칠해진 모습이 전면에 있는 캐릭터의 얼굴에 칠해져서 나왔다. 요즘 기술이란 게 참 신기했다. 허허허. 레고를 이용해서 만든 스타워즈 시리즈의 조형물들도 전시되어 있었고, 레고로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그러고 한편으로는 아쉽고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게도 전시는 끝나버렸다. 처음에 막 시작해서 전시장을 뛰어다닐 때에는 뭐라도 있을 것 같았는데 말이다. 스타워즈에 대해 잘 몰라서인지 전시 중반 이후에 체험이 아닌 직접 보는 형태의 전시는 대충 지나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알았더라면 좀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그래도 이번 전시를 통해서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형태의 전시가 있다는 게 굉장히 새로웠다. 특히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는 직접 미션을 수행해나간다는 점에서 즐겁게 체험할 수 있을 것 같고, 원래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실물 크기의 다양한 모형들이 많이 있어서 볼 만할 것 같다. 스타워즈를 모르는 나 같은 사람도 잠시나마 동심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