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너희들의 어여쁜 사춘기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 악동뮤지션_사춘기 下 [문화전반]

글 입력 2017.01.1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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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음과 동시에 악동뮤지션이 정규앨범 [사춘기 하]를 발표했다. 작년 5월에 발표했던 [사춘기 상]의 후속작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아이들이 이제는 사춘기를 거쳐 어리숙하던 소년소녀가 아닌 막 무르익기 시작한 청춘남녀가 되어 돌아왔다. 전 앨범은 풋풋함, 설렘, 초창기 악동뮤지션만의 밝음을 표현했다면 이번 앨범은 전 앨범에서 보여준 감정들이 좀 더 진하고 깊어졌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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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총 8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곡의 순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른이 되는 순간까지를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다. 그들의 앨범의 분위기 자체가 크게 바뀐것은 아니다. 악동뮤지션 특유의 유쾌한 사운드와 친근한 소재, 그리고 그 소재들을 자신들의 언어로 예쁘게 포장할 줄 아는 특징은 여전히 살펴볼 수 있다. 그들은 사춘기가 겨울과 봄 사이에 있는 것 같은 느낌에서 착안했다.  

흔히 사춘기는 겪고 있는 동안에 알아채는 경우는 많이 없다. 감정의 호르몬을 들쑤시던 열들이 가라앉고 나서야 그 순간들이 사춘기였음을 눈치챈다. 물론 자신이 사춘기임을 일찍 깨닫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정이 고요해지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사춘기를 중2병으로 치부할 수 없다. 물론 중학교 2학년 때 급격히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되고 감정이나 생각 또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고 그에 따른 주관이 확립된다.  우리나라 교육 제도의 특성상 아이들의 생각이 성장할 때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혀주려 하기 보다는 몇 가지의 길을 제시해준다. 만약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제시된 길 위에 있지 않으면 그건 길이 아니라고 나무라는 어른들도 있다. 성장하는 이와 이미 성숙한 이들 사이에서의 충돌이 일어난다.  사춘기가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춘기를 오랫동안 겪는 사람들도 있다.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나는지 모르지만 모두가 자신의 사춘기가 이 맘 때 였을거라 짐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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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의 사춘기 시리즈의 마지막인 이번 앨범은 마치 그들의 사춘기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춘기 적 자꾸만 삐뚤어지는 마음, 그 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비로소 이제서야 이해되는 것, 내가 숨기고 싶은 것들이라도 내 것이라면 당당해지고 싶은 마음. 세상 무서울 것 없던 그 때의 감정들이 되살아날 것만 같다. 일기장의 한 면 같은 가사들이 빼곡하다.  이들의 사춘기를 엿보다 보면 잊고 지냈던 혹은 잊혀졌던 무언가가 떠올라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트렌드와는 차별화된 그들의 음악이 오히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대중들은 그에 환호한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정말 힘들었지만 이 정도로 만족했던 앨범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음악이 일이 되거나 누군가를 충족하려고 만든다면 자신들이 처음 하고 싶던 음악이 아니었을거라고. 음악에 관한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그들이 즐거워 만든 음악에 대중들 또한 즐겁다. 순수한 열정에서 우러나온 마음이 묻은 음악을 누가 싫어할까. 

이제 막 청춘으로 접어든 남매의 어여쁜 사춘기는 사춘기를 겪은지 한참 된 사람들에게도 오춘기를 겪는 어른들에게도 웃음 섞인 위로로 다가온다. 귓가에 내려앉는 따스한 음색과 유쾌한 사운드가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그들에겐 겨울과 봄 사이의 사춘기가 우리에겐 이미 봄이 되어 온 것 같다. 앳됨과 성숙, 나와 주변인, 설렘과 차분함 등 상반되는 두 가지 매력이 공존하는 이번 앨범은 이번 한 겨울의 추위를 조금이나마 가시게 해 줄 손난로 같은 앨범인것 같다. 여전히 악동스럽지만 뮤지션에 더 어울리는 이 남매의 앞으로의 음악이 기대된다.



[강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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